세상은 빛의 속도로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잠깐만 눈을 감아도 주위가 변해서 너무나 느린 나같은 사람은 따라잡을 수 없는 어지러움 속에 내동댕이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기심만 충족시키며 말로는 온갖 미사어구를 통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세상에서 나같은 사람은 어디 기대어야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세상이 무섭고 불안하고 답답하다.
나의 느림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런 느림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의 목적지는 나의 목적지가 아니며, 그것은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내 삶은 항상 내가 시작한 곳에서 다시 시작된다.
비상상황이 발생했던 곳에서 다시 나 자신을 추스르고 새로운 시작이 있으며, 그것은 친구와 차 한 잔, 함께 하는 달리기나 산책, 입 밖으로 내뱉어지거나 내뱉지 않는 않지만 사랑이며, 서로에게로 완전히 흘러들어가는 순간이다.
그런 순간이 바로 하고 많은 날들 중에 바로 오늘 살아 있다는 것이 주는 충격과 놀라움이다. 서로의 관계와 연결, 그리고 소통을 위한 기회를 잡고, 구체화된 일사의 삶에 머무르며 땅을 벌어지게 할 정도로 위협적이고 참을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한다.
가슴을 부드럽게 만들고, 그림자와 빛, 불꽃과 재, 수평선처럼 완전한 고요함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 경이로운 느낌 외에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나는 가장 깨지기 쉬운 유리로 만들어진 공간인 세상 속에 내가 고독감을 느끼는 이유다.
세상의 풍요로움은 은행계좌에 들어있는 돈이나 집안을 장식하는 트로피나 자신의 이름을 딴 법칙이나 달성한 목표나 연락처나 완벽하고 건강한 몸이나 자신을 흠모하는 팬이 아니다. 그냥 단순히 호흡 하나하나와 자신의 연결고리 일뿐이다.
자신의 몸 속에서 일어나는 감각과 감정 하나에까지 자신이 얼마나 민감하게 느끼는가와 관련이 있다. 특별한 순간들을 회상할 때의 기쁨과 새로운 매일을 만나는 아침의 즐거움이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이 자신을 존재로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 인식이 바로 세상을 만들고 움직이는 힘이다. 그런 것이 우리의 열린 가슴이고, 매일 당신이 사랑으로 감동받는 관계이며, 포용할 필요가 있는 것을 받아들이려는 의지이다. 과거의 기억이나 잘못된 희망으로부터 벗어나 맞이하는 아침의 청량감이다.
풍요는 번잡함 속에서 느끼게 되는 소박한 친절감이다. 그것이 바로 매일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활짝 열려있고 신선하게 깨어있는 우리 자신이다. 경외감에 무릎을 꿇고 자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웃음을 터뜨리는 자신의 풍요로움을 깨닫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