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에는 내 생각을 활기차고 생기 넘치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 나는 제자리에 멈춰 서 있으면 거의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내 몸이 움직여야만 정신이 깃든다."는 루소도 철학자 몽테뉴나 니체처럼 걸으며 생각하는 사람이다.
발에 정신이 깃든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연 속을 거닐며 생각을 걷는 사람이다. 예전의 철학자들은 모두가 서민들처럼 걸어서 여행을 했다. 어딘가로 가고 싶다면 두 다리로 걸어야만 했다.
루소는 활기차고 느리고, 유용하지만 몽상적인 긴 길을 좋아한 듯하다. 자연 속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자연 속에 녹아들고 뒤섞여 들판과 생각을 동시에 가로지르고 나아가면서 떠돌고, 뛰고 빈둥거리는 듯하다.
그의 책 '고백'에서 루소는 "여행에 대해 감히 말하지만 내가 혼자 두 발로 걸었을 때만큼 깊이 생각하고, 깊이 존재하고, 깊이 살고, 깊이 나 자신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썼다. 그에게 걷기와 고독, 그리고 생각은 하나일 뿐이다.
즐거움을 위해 거니는 일은 요즘 나 같은 사람이나 예전의 두 발로 걷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이미 흔한 놀이였고, 또 중단된 적이 없었으며, 즉 효용이나 필요에 의해 한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걸어서 이동한다.
즉 즐거움과 함께하건 아니면 고통과 함께하건 들떠서 걷거나 혹은 지친 채 걷거나 중요한 것은 도착이었다. 그러나 루소 이후에는 철학자들에게 걷는 것은 유용성보다는 즐거움이 중요해졌다. 산책이 하나의 예술로, 존재 방식으로, 삶의 이유가 되었다.
어딘가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발견하기 위한 걷기로 혁신이 이루어졌다. 정확히 무엇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동일한 걸음으로 풍경과 자신, 자연와 우연, 길의 굴곡과 정신의 굴곡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내 영혼은 선택된 풍경이고, 풍경은 나의 생각이다. 어떤 풍경을 발견하면서 동시에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요소들은 더 이상 나에게서 구분되지 않는다. 산책은 생각과 세상, 몸과 말이 만나는 합류점에 있으며, 동일한 움직임과 행보에서 연결된다.
긴 여정은 일종의 경첩이 된다. 인간과 자연이 거기서 이어지고, 자연은 말이 많아지고, 어머니 같은 보호자가 된다. 인간은 인위적인 것을 벗고 야성적으로 변하며 본질로 돌아간다. 모든 산택은 하나의 경험이고 내밀한 과정이고, 육체적이면서 정신적이다.
걷다 보면 당혹스러울 만큼 강력하고 극단적인 순간들처럼 현기증과 직감을 결합하고 시간여행과 순간적인 섬광을 결합하여 어디를 걷고 있는지 알기 어려울 때도 있다. 자연 속에, 역사 속에, 아마도 구분할 수 없이 모든 곳을 걷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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