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본래 무지할 뿐, 악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6년 만에 우리 나라에 직접 상륙하는 태풍 솔릭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들이 많이 공지되고 있다. 이런 위기의 시간들에도 묵묵히 평소의 자기 일을 하고 있다가 피해 예방과 대비에 힘을 합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정의한 맹자의 성선설이나 순자는 성악설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한다. 맹자는 사람과 금수, 군자와 소인배의 본성은 거의 비슷하고 다른 점은 지극히 적지만 그 적은 부분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마음이기 때문에 좋은 교육으로 계발할 수 있다고 했다.
순자도 사람에게는 생물학적 부분과 사람으로서의 마음이 있으며, 이 마음을 계발해야 한다는 맹자와 달리 순자는 동물적인 부분(情)을 제어하지 못하면 악해지는 질 뿐이라고 했다. 두 분 모두 어떻게 하면 더욱더 사람답게 되는지를 그 방법을 이야기 한 것인데, 후대 사람들이 착각한 것이다.
좋은 일을 하면 선(善)의 영역이 커지면서 자신의 그릇도 커지며,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악(惡)에 대한 불교적 관점은 우리의 외부(기독교에서 말하는 악마)나 내부(죄의 본성) 어디에도 악의 근원이나 어둠의 힘은 없다는 것이다.
암담할 만큼 자주, 그리고 효율적으로 서로를 해치는 일과 같은 '악'은 사탄이나 죄의 본성 때문이 아니라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맹자와 순자의 관점이나 비슷하다. 우리가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것은 끔찍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무지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원래부터 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악행을 밥 먹듯 한다면, 우리는 적어도 이 세상에서 해결불가능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만, 근본적으로 무지하기 때문에 악행을 한 것이라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교육하여 깨닫거나 알아차리게 만들기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실수를 하고 흔히 사과할 때 "죄송합니다. 제가 몰라서 큰 실수를 저질렀네요.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잘 배워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악해서 알면서 일부러 한 짓이 아니라 무지때문에 몰라서 한 일이니 긍정적으로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의미다.
불교의 근본적인 시각은 모든 면에서 이렇게 긍정적이다. 선한 마음을 계속 계발하고, 악한 마음을 더욱더 억제하여 전체적으로 선한 기운이 넘쳐나도록 하자는 것이다. 무지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할수록 그런 행동으로 인해 더 많은 무지와 이기심을 일으키고, 고통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가르친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분명히 알게 되었듯이, 해로운 행위는 항상 해로운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그것이 우리의 행위라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그것을 해결해야만 한다. 즉 우리가 스스로 자칫 엉망으로 만든 것을 '다룰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악한 인연에만 휩싸여 있는 것이 아니라 선업도 쌓아갈 수 있다. 이기심이 항상 고통을 낳게 만든다면, 깨달음이나 지혜는 항상 고통을 없앨 수도 있다. 단지 그 여부는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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