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친절하고 자비로운 곳이 되면 세상이 지루한 곳으로 변하고 사람들은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앙떼에 지나지 않게 될까? 이 말은 현실과 거리가 매우 멀다. 왜냐하면 자비심은 성실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세상살이에 문제가 없을 적이 없었고, 없을 수도 없다. 누구나 지기중심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좋으면 만나고, 싫으면 떠나고, 사랑하면 결혼하고, 정이 없어지면 이혼하는 등 마음의 고통과 신체적 질병을 이겨내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요즘 세상에 자애나 자비를 이야기하면 세상과 동떨어진 불경집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처럼 들리며, 머리를 써서 다른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는 연습인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사랑처럼 더 간단하고 직접적인 단어를 쓰면 안 되나요?"라며.
'사랑' 같은 더 단순한 단어 대신'자야'와 '자비'를 쓰는 이유는 뭘까? 사랑이라는 단어는 욕망과 관련된 정신적, 감정적, 신체적 반응과 너무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나'는 '너'를 사랑해." 혺은 "나"는 "'나'는 '그것'을 사랑해."처럼 말이다.
마음을 연다는 관점을 나와 남이라는 본질적으로 이원론적 망상을 강화하는 개념과 연결 짓는 것에는 약간의 위험성이 있다.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의존감과 사랑하고 사랑받는 행동의 개인적인 혜택을 초월해서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려는 열망도 포함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에 대해 경험하는 사랑이 개인적인 보상보다는 희생을 더 많이 수반한다는 점을 아마도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자애와 자비는 언어적인 '일시 정지' 역할을 한다. 이 단어 덕분에 우리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자애란 자각 능력을 가진 모든 존재가, 심지어 내가 싫어하는 대상마저도 나 자신이 느끼고 싶어하는 기쁨, 자유와 똑같은 기분을 경험하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같은 종류의 필요와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고통이나 피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우리 삶을 평화롭게 이끌어 가기를 열망하는 것이다. 개미나 바퀴벌레조차도 인간과 같은 종류의 욕구와 두려움을 경험한다. 지각 능력을 가진 모든 존재로서 우리 모두 똑같다. 모두 한 핏줄인 것이다.
자애는 이런 다정함이나 공통성에 대한 자작을 머릿속 개념으로 남겨두기보다는 그것을 감정적, 심지어 신체적 차원에서 발달시켜 자각 능력을 가진 다른 존재를 나 자신과 동일하게 바라보는 능력을 한층 확대시키려는 일종의 도전이다.
상대가 느끼는 것은 나도 느낀다는 인식이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나에게도 상처를 준다. 상대에게 도움이 되면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자비는 다른 사람과의 완전한 동일시이고, 어떤 식으로든 그들을 도우려는 적극적인 준비상태인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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