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불가역적이고 자신만을 위한 예외를 원하기는 하지만 힘이 아니리 이성에 토대를 두고 있어서 집단적인 도덕적 진보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역사의 걸음은 개인적 여정들보다 앞설 수 있다. 불가역적이기 때문에 늦게 지각을 하더라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석양에 자연이 힘과 영광을 드러내는 장엄한 광경은 우리의 감수성을 덮쳐오는 압도와 열광이 뒤섞인 감정을 경험한다. 그에 비하면 일출은 그저 '이렇군!"하는 느낌뿐이다. 그것이 자연의 움직임, 즉 역사의 움직임이다.
세상 만물이 움직이고 나아가며 변하고 변신하고 있으며, 움직이지 않고 동일하게 영원히 굳은 채로 남아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의 움직임의 바탕인 걷기도 넘어질 위험을 무릎쓴 중심 이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 위험은 다른 다리의 상반된 개입으로 회파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현실을 고려하기 위해 모든 것의 앞에 내세우는 것도 이런 방식이다. 현실이 스스로 내부에서부터 불안정해지고, 그 불안정에 맞서 균형 상태를 다시 회복해내고, 또 불안정해진다.
우리 삶의 현실의 중심에는 내면에서 현실을 움직이는 온갖 형태의 흐름이 있다. 실제로 모든 것이 흘러간다. 우리가 걷거나 달려서 이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체계 속에서 불균형을 극복하고 다시 균형을 회복하고, 또 불균형에 빠지기를 반복한다.
그런 보편적인 과정 속에서 자연과 역사와 생각이 존재하고 작동하고 새로운 변화와 변신이 생성되고, 나아가고 흘러가는 움직임이 나타탈 뿐이다. 자연 속에서 단풍잎이 변하고 마르고 떨어지면서 불안정해진다.
그런 불안정이 그냥 죽음으로 연결되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잎으로 변신하고 새로운 형태로 다시 안정되기 위한 움직임이자 몸부림과 같은 것이다. 가을이면 꽃도 잎도 균형을 잃고 변화하며, 열매라는 새로운 형태로 다시 균형을 회복한다.
이런 자가발전적 작동은 모든 사물이 내면으로부터 파괴되어 다른 사룸로, 같으면서도 다르고, 파괴되는 동시에 보존되는 세상 사물과 인간 정신이 구현되는 역사가 저절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현실의 변증법적 존재 방식이다.
우리의 걷기와 달리기 걸음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현실의 내적 균열의 힘은 굉장히 강력하다. 이어지고 나타나고 스러지는 사건을 총괄한다. 사건들이 일어나고 난 뒤 조금씩 단계를 거쳐 나아간다.
이런 변화는 외부에서 역사에 오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일어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역사 안이 아닌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건 자체에서 한 발 한 발, 시대에서 시대를 지나고, 순간에서 순간을 거치면서 생겨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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