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간단하다고 여긴다. 10분 이상 자신이 고통받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방법을 알려주었지만, 처방전을 쓰지 않거나 외과적 처치를 하지 않으면 진료비를 내지 않고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진료는 고장난 컴퓨터나 자동차, 또는 전화기를 고치는 것처럼 복잡한 일이다. 항상 쉽게 해결되면 좋겠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다. 게다가 진료비가 환자의 기대치를 뛰어넘을 때도 있고, 어떤 환자들은 질환이나 건강 유지에 대해 하는 충고를 거부하기도 한다.
왜 건강관리의 규칙이나 매뉴얼을 의심하는지 물으면 언짢아하면서 "환자는 왕"이라 대답하는 사람도 있다. 병원이 환자를 왜 이렇게 대우하느냐는 위험한 신호다. 그럴 경우일수록 더욱 명확하게 내 입장을 밝혀두는 것이 좋다. 나나 내 실력으로 못하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나에게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가 내 능력에 공감하지 않을 때는 내게 뭐가 문제인지 지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환자가 옳다면 전문가의 진단이나 처치가 필요한 이유조차 없지 않은가 말이다. 언제나 환자의 치료에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에 집중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항상 논리적으로만 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얼마나 걱정이 되고 불안했을지 환자의 입장에서 그 기분을 헤아려 말하기도 한다. "걱정 많이 하셨겠군요"라며 편하게 대한다.
사람들을 성격이나 습관별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살아갈수록 알게 된다. 내성적인 사람이 심혈관질환이 많다거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위암에 걸리기 쉽다는 식으로 성격이나 습관을 넘겨짚으면 안 된다.
병원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지거나 건강유지 습관에 취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아무리 건강 습관의 필요성을 강조하거나 제시하더라도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할 뿐이다.
정말 건강에 관심이 있고 운동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라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내 진료실의 핵심 고객층이며, 그들과의 좋은 관계 덕분에 다함께 서로 상생하는 삶이 되고 있다.
결국은 내원하는 환자들과의 새로운 관점의 관계 형성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진료실 전반의 분위기도 더 없이 만족스럽게 만들게 된다. 서로간의 공감 능력이 적절하게 작동하게 될 때 비로소 서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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