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5-5]심(心): 본래 면목이 바로 나의 둥근마음 거울이다
봄이면 어지러이 쏟아지는 벚꽃잎을 보고 사람들은 다툰다. 급하게 흐르는 물처럼, 마음 속을 계속 흐르는 그것을 쫓아가면서 "이 순간이 영원히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멈추어지지 않는다. 찰라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눈앞의 것들에 집착하여 영원히 붙잡으려 한다. 그래서 영원을 잃어버렸다. 영원의 참맛을 모른다. 그러나 영원은 한 생각 들이키면 바로 그 자리가 영원이 된다. 뒤를 봐도 끝이 없고 앞을 봐도 형색이 없다. 머리 한 번 돌이키면 영원의 세상이 있어 영원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의 경계만 따라간다. 경계란 우리 마음 속에서 한 생각이 일어나 밖의 대상에 따라 찰나찰나 변하는 것인데, 그것을 붙잡으려 하는 것이다. 골똘히 생각하며 가다가 나무에 부딪치는 것과 색의 경계에 빠져 부딪친 것은 다르다.
누가 뭐라 해도 전연 감정의 대립이 없이 끝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현실 세상에서는 거의 모두가 색의 경계에 빠져 있으면서, 또 그것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항상 마음 속에 파도가 일렁이게 된다. 어릴 적 자신의 사진과 지금의 얼굴 사진을 비교해 보자.
얼굴의 윤곽이 변하고 탄력이 변하고 눈매도 변했다. 그것을 단지 늙었다고만 할 수 있을까? 그런 외형적 변화 외에도 우리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심성이 얼굴에 나타나 있다. 이 본래면목은 너무 부드럽고 견고하여 불이나 물이나 바람이나 칼로 태우거나 잠기거나 흔들거나 베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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