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내가 듣고 읽는 말과 표현이 내 정신적, 감정적 경계선에서 나를 갑자기 멈춰서게 하는 일이 있다. 그 말들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 말들 때문에 당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말의 정확한 의미가 도대체 무엇이지?'라며 혼란스럽거나 말문이 막힐 때가 그렇다.
단지 삶에 관한 대화나 책에 흔히 등장하는 이상한 것들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적 어떤 말들이 전혀 이해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며, 머리로 이해하려 애쓰는 것이다. 오히려 나를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은 그 말들을 너무 많이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 말들은 너무 분명하게 이해되고 설명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가지게 되는 어려움은 의미의 부족이 아니라 의미의 과다에 있으며, 의미의 가능성이 아니라 의미기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에 있다.
새장에 갇힌 아름다운 새의 이미지처럼, 날 수 있지만 날아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 새의 운명이다. 거의 종교화된 이념적 언어들을 날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것의 본질적 의미들을 죽이고 있다.
이념은 원래 우리의 말과 마음의 신비 사이에 깨지기 쉬운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북한 괴뢰정권에 의한 6.25 남침 전쟁이 끝난 후 한 때 "말 많으면 빨갱이"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이것은 단지 우리 나라의 이념이 어머니 격인 마르크스레닌의 사상으로부터 세상을 창조하고 수많은 사상가들과 대화를 통해 계속된 이념적 논리에 대한 사랑과 경의를 물려받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념적 진리와 현실적 진리를 구별해야 진정한 이념적 진리인 노동이념과 노동자와 평등에 부합되는 세상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현실에만 천착하는, 예를 들어 말로만 살아가는 종교인들처럼 말 그 자체가 사람이 되면 안 되는 것이다.
이념의 말과 현실의 말을 듣고 이해하고 세상에 펴기 위해 하는 말이 서로 다르면 안 되는 것이다. 이념적 진리들의 진정한 의미를 해석하고 보호하고 때로는 오류 없이 정의하기 위해 말이 필요한 것이다.
현실의 책임을 벗어나고 호도하고 자신들의 집단적 보호에만 천착하는 것은 진정한 이념적 삶이 아니다. 북한 사회를 닮아가는 것이고, 흉내내는 것에 불과하고, 그 결과는 현재의 북한의 어려움을 국민들이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만 남는다.
우리가 이념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이념에 대해 알 수 없는 것에 훨씬 못 미치며, 그 알 수 없는 것이 알 수 있는 것을 견제해야만 한다는 것이 이념 중심 사회에 켜지는 경고등들이 의미하는 바일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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