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비밀은 없다. 생긴 것은 없어지고, 태어난 것은 죽게 되는 것처럼 어릴 때는 모르지만, 커갈수록 알게 되는 세상이치다.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것도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다. 비로소 눈이 열리는 것이다.
내 안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세상 속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다. 지금 내가 단단하다고 믿고 서있는 땅도 언제 갈라질지 알 수가 없다. 진정하게 내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서 있을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다.
항상 통제 가능하고, 움켜쥘 수 있는 단단하고, 바르다고 생각되는 어떤 것을 통제하고 손에 쥐고 정상적이고 안전한 어떤 것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든 것을 해내고 해답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다른 데로 관심을 돌린다.
재산에, 종교에, 진부한 인생 이야기로, 또 점점 더 많고도 많은 경험들로 관심을 돌리고, 그 속으로 숨고, 또 숨는다.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삶 속의 일들에 집중함으로써 통제 불가능한 존재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는 불확실하고 잘 알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금방 눈에 띄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표피적이고 감성적인 일들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정상적이 된다는 것은 해답이 아니라 문제 그 자체에 있다.
외적이고 표피적이고 감성적인 것들 속에서 자존감을 찾으려 애쓰고 자신만의 이야기에 갇혀 안락과 예측 가능성의 위안을 받으며 잠이 들면서 본래의 자신에 비해 너무 작아지고, 제한적이고, 무뎌지고 있다.
낡고 정상적인 현실은 너무 제한적이며, 무한한 지성 속의 삶을 통해 자신을 열려고 애쓰지만 표피적이고 감성적이고 외적인 형태와 권력을 믿고 그런 것을 통해 힘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것을 좇으면서 부정적이라 여기는 모든 것을 묻어버린다.
고통도, 슬픔도, 욕망도, 두려움도, 공포도, 경탄할 만한 역설도, 해결되지 않는 의심들도 모두 묻어버린다. 그런 자연스러운 에너지들을 깊은 곳으로 밀어버리는 것으로 자기 역할을 다하고, 생산성을 올리고, 인정받고 호감을 얻고 상을 받고 순응하게 된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생각들은 너무 일시적이고 허술하다. 기쁨은 너무 의존적이고, 만족은 너무 얄팍하다. 그만큼 언제라도 부서져 조각날 수 있는 만족이고, 정말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불확실한 삶이므로 반대로 살아가면서 오직 완전성만 추구한다.
지금은 모든 것을 의심해봐야 할 때이다. 현재의 실망과 상처는 치유의 방해물이 아니라 관문일 뿐이다. 슬픔은 실수가 아니라 출입구이머, 분노조차 우리가 가야할 길을 품고 있을 수 있다. 열망은 잘못이 아니라 그저 마주하고 싶은 나의 일부일 수도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