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길지 않는 인생을 살면서 때로는 큰 슬픔에 빠지고, 깊고 깊은 절망을 마주하기도 하고, 외로움 속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낙담을 하기도 한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 보면 가끔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오랫동안 어떤 것을 바꾸려고 노력해 왔지만, 지금도 그것이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의미다. 어쨌거나 오늘까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내일도 그럴지 모른다. 그런 현실은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것에 대한 저항이 사라지고, 내면의 평화가 변하거나 변하지 않는 것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기억하게 된다. 나 자신의 평화는 계절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 다음에는 저항할 수 없는 사랑에 몸을 기대고, 변화에 대한 압박을 벗어던지고 편안히 웅크리고 앉아 본다. 그러다 보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에 다시 고개를 숙이게 된다. 이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이다.
그럴 때는 조용히 앉아 나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황홀한 기쁨, 사랑의 뜨거운 친밀감, 상처 입은 가슴이 주는 야만적인 고통, 기대하지 못한 성공으로 인한 흥분, 갑작스러운 실패의 강한 슬픔을 맛본다.
절대 해낼 수 없을 것 같던 일들, 꿈이 산산이 부서져 어떻게 삶을 이어갈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무기력하게 보이는 그 속에 어마어마한 힘이 숨어 있고, 마음이 변화에 가담하지 않는 때가 있다.
계절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저절로 바뀌듯이 인생도 계속 되며, 가끔 폐허 속에서 겸손을 찾았고 꿈꾸었던 미래의 잿더미를 뚫고 새롭게 존재하는 기쁨을 키울 수 있었다. 이 세상에 쓰기에 따라 달렸지만, 쓸모없는 경험은 없었다.
인생을 완벽하게 믿고, 심지어는 어떻게 믿어야 할지조차도 완전히 잊어버렸던 시간마저 믿게 되었다. 인생이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믿게 되었고, 계획은 없고 오로지 인생만 있는 삶도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절대 확신할 수 없는 시간조차도 탁월한 지성을 품고 있으며, 더 당당하고 부드럽게 일어서기 위해서는 가끔 넘어지기도 해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설명할 수 없고, 원하지도 않지만 나는 항상 세상에 받아들여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또 실패를 겪을 수도 있고,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와 상처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어떻게든 항상 받아들여짐을 이해하고 확신한다. 정말 놀랍게도 인생은 항상 그렇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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