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는 엄마에게 남편이었고 아들이었고 가장이었고 대들보였다. 니가 엄마 꿈에 나타나서 나비가 되어 펄럭거리고 날아갔다. 다음 생에는 더 좋은 집에서 더 좋은 부모 만나서 다시 꽃 피거라.
내 아들아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해라. 모든 짐을 다 벗어던지고 나비처럼 날아서 좋은 세상으로 날아가라.
잘 가라 내 아들아,
잘 가라 내 아들.”
강릉 팬션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숨진 한 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리고 한다. 아들의 안위와 행복을 바라는 어머니의 진심이 그대로 녹아 담겨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이 만들어지고, 자식이 만들어지고 부모가 되고,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이 생기게 된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바라는 첫 째가 무언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단지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항상 건강하게 지내며 이따금 소중하게 떠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이 바로 부모들의 자식들에 대한 소박한 희망이다. 자신이 머지않아 장래를 잃게 되더라도 완벽한 간호를 바라지 않는다.
자식들이 그저 가만히 곁에 있어주기를, 따스한 눈길로 바라봐주기를, 심지어 자식이 먼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항상 자신의 가슴 속에 담고, 그저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며 평생을 살아간다.
사회에서 중요시 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부모와 자녀 사이의 연결, 즉 관계적 존재를 바라는 것이다. 자식들이 해야 할 일은 이런 부모의 마음 상태를 인식하고 경청하며 곁에 그냥 있어주는 것 자체로 충분하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이야기에서 우리 모두가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자랐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집에 있고 싶은데 자식들이 자신을 요양원으로 보내려고 한다는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부모들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몇 번이고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수시로 많이 가르쳐주거나 몇 번이고 옷을 갈아입히고 목욕을 시켜줬던 것처럼, 받는 것의 일부만이라도 부모들에게 돌려주면 좋겠다.
자식들은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정마다 사연이 있을 것이고,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하면 부모들이 자식들의 인생 시작에 열심히 손을 보탠 것처럼, 그들 인생 마지막에 자식들도 손을 조금 보태주면 된다.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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