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번잡한 세상을 벗어는 길이 있을까? 있다. 자연 속을 걷거나 달리는 것이다. 세상 소란은 겉치레, 규범들로 인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산속이나 들판, 강가를 지나면 황량하고 거친 자연의 풍경과 새로운 세상을 되잧을 수 있다.
그 세상은 느낄 수 있고, 볼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고, 맛볼 수 있고, 이곳저곳을 어디든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말로는 다가갈 수 없다. 어린이가 "단풍색이 뭔가요?"라고 물으면 말로는 만족스럽게 설명하기 힘들다.
그러나 단풍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게 단풍색이야"라고 말하는 것으로 완벽한 설명이 가능하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언어 밖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말로써는 제대로 그것을 묘사할 수 없다.
단지 현실적인 삶의 현상들을 집어내어 가리키며 그저 보여주어야 한다. 현실 세상의 신비로움을 말이다. 언어 밖에서 세상을 직접 경험하는 것을 보여줘야 제대로 된 세상을 알고 이해하게 된다.
문화에 대한 대화와 교류, 끝없는 수다와 상관없이 얼어붙거나 어두컴컴한 나무들의 침묵과 바람과 햇빛, 구름 등 삶은 말과 말 사이의 행간을 걷거나 달리는 것이다. 말 밖이 아니라 말하는 어떤 존재도 언어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언어의 덫을 피하려고, 그 헛된 관계에 얽혀들지 않으려 애쓸 수는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라 진을 빼거나 혹은 해결할 수 없다고 믿는 가짜 질문들, 사방으로 탐색하느라 진을 빼는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엄밀히 말하면 아무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오해와 몰이해만 있을 뿐이다. 신기루 같은 세상의 모든 문제는 말의 사용법과 언어의 특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생겨난 것들이 대부분이다. 말하는 방식들 그 자체를 존재하는 현실처럼 여겨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가짜 뉴스들이 진실인 양 포장되서 세상을 어두움 속으로 몰아가게 된다. 모든 삶의 해결책은 근본적이어야 한다. 말과 언어에 대한 오해와 몰이해의 문제들을 푸는 것이다. 그래서 말의 행간을 걸어야 한다.
공기와 거리가, 뒤로 물러설 간격이 들어서도록 공간을, 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말과 사물들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것은 정신적 여정이고 영적 발견이다. 걷기나 달리기는 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언어의 유동성과 유연성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아침에 집을 나섰다가 저녁에 돌아오듯이, 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다시 온 곳으로 돌아가듯이, 삶은 그 자체가 하나의 원주다. 그래서 삶은 끝나지 않는 긴 호흡의 작업이다. 그래서 누구나 세상 밖으로 나가는 자신만의 삶의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걷거나 달려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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