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3-1] 바라(波羅): 몸과 마음은 따로 있지 않다
전도(顚倒)는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자꾸 실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어리석은 생각이 내 속에 들어 있어 나를 지배해 자꾸 엇길로 나아가게 만든다. 본성을 잃으면 어리석고 전도되어 지수화풍의 사대, 그리고 안이비설신의의 육근을 나의 재산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몸은 인연에 의헤 합쳐져 존재할 뿐, 실체가 없다. 살은 땅으로 돌아가고, 피는 물로 돌아가고, 움직이는 기운은 바람으로 돌아가고, 뜨거운 기운은 불로 돌아가고, 다 돌아가고 나면 남는 실체가 어디 있나? 다 흩어져 버린 후에 마음이 어디 있나?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 몸 이외에 마음이 따로 있다고 하면 몸 다르고 마음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고, 몸은 놓아두고 별도로 마음이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마음을 내던지고 몸이 존재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왜냐 하면 자성은 원래 청정하여 두 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두 변에 떨어져 있다. 몸에 집착하여 이익과 명예를 다투고, 무엇이 급한 것인지도 모르고 매일 바쁘다고 한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바쁜 줄 안다. 숨 한 번 쉬는 찰나에 생사의 길이 갈려지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양 변이 있고, 중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적 중간은 없다.
정오 12시를 하루의 중간이라 할 수 있지만, 12시는 찰나에 넘어가고 만다. 우리는 찰나에 존재하면서 그 찰나에 넘어가고 마는 것이다. 찰나에 존재하면서 그 찰나 다음에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금방 전까지도 백년대계를 세웠다고 좋아하다가 한 순간 죽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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