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한다는 것은 '지금 여기' 있다는 체험이다. 아무도 지금 여기 있는 자신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으며, 그런 존재 자체가 곧 행복이고, 행복이 곧 존재다. 해탈 혹은 깨달음이란 말 때문에 우리는 혼란스러워 한다.
도대체 왜 해탈해야 하는가? 무엇에 속박되어 있다는 말인가? 누가 나를 속박하고 있다는 말인가? 사람들은 자신이 속박되어 있으니 해탈을 얻어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상 속박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유만이 있을 뿐이다.
해탈이란 속박에서 벗어난다는 말인데, 그 말 속에는 현재 속박되어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만, 사실은 속박 자체가 없으면 해탈도 없는 것이다.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깨달음은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다.
항상 현재 존재하는 의식에 대한 깨달음만이 늘 나와 함께 하며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의식이다. 내가 현재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사람이 깊이 잠들어 있든 깨어있든 내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단지 깊이 잠들어 있을 때는 육체에 대해 의식하지 못하지만,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육체를 의식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육체에 대한 의식의 유무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참된 의식에는 변함이 없다.
육체와 육체에 대한 의식은 함께 일어나고 함께 소멸한다. 어린이가 처음에는 위험한 것을 모르고 뜨거운 것을 잡다가 손이 뜨겁거나 화상을 입는 경험을 함으로써 신체에 대한 의식을 가지게 된다. 깊이 잠들어 있을 때도 똑같다.
깊이 잠들어 있을 때는 의식에 한계가 없지만, 잠이 깨면 한계가 생기고, 이런 한계가 곧 속박이 될 수 있다. 육체가 '나'라는 느낌은 잘못된 것이므로 그런 '나'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진짜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 존재다.
나는 새롭게 나타나지도 않으며, 어디론가 사라지지도 않는다. 존재라면 영원히 지금 여기에 지속되어야 하지만, 새로 생겨난 것은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육체는 잠들면 없어지고, 깨어나야 존재하므로 육체는 또 사라질 것이다.
의식은 육체보다 먼저 존재했고, 육체가 사라진 뒤에도 남을 것이다. 나의 존재성을 느끼고 인정하거나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육체가 나라는 잘못된 인식은 버려야 한다는 사실 그 자체를 아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육체에 대한 인식처럼 새로운 무언가를 얻거나 새 능력을 갖추는 것이 아니다. 나의 존재에 대해 기만하는 모든 것을 제거하는 것 바로 그것이 깨달음이다. 즉 본래 존재하는 상태 그대로일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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