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정신은 일종의 텔레비젼이다. 거기에는 여러 지각들일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지나가고, 미끄러지고, 끝없이 이어지기도 하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상황들이 섞여있다. 우리 일상을 이루는 경험의 기반이 되는 것들을 탐구할 수 없다.
텔레비젼에서는 우리 삶의 기본이 되는 실체로서의 영혼을 발견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경험을 넘어 지속적인 개인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의심과 회의를 넘어 궁극적 진리로 나아갈 수도 없다. 각각의 지각이 개별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든 조금만 세심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보는 타원형의 시야 속에 오직 작은 부분만 선명하고, 그 부분만 뚜렷한 존재로 보임을 알았을 것이다. 우리가 뚜렷하게 구별되는 존재로 볼 수 있는 것은 우리 시야의 중심을 그것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것이라면 모양과 색깔이 불분명해지고 제대로 확인할 수 없게 된다. 어떤 문장에서 글자 하나만 집중해서 보더라도 그 글자 옆이나 위아래 있는 글자들은 흐릿해서 읽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중심에서 멀어져, 늘 거기에 있지만 불확실한 주변으로 갈수록 시야는 전반적으로 흐릣해진다. 우리는 항상 내가 지금 집중하는 주 중심에만 관심을 두고, 우리 주면에 있으면서 완벽하게 불확정적이지만 우리 지각의 모든 토대가 되는 것을은 무시한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빈 공간은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거의 항상 알아차린다는 것은 분명한 인신이 가능한 시야의 중심 부분에만 항상 주의를 집중한다는 의미다. 따로 구별되어 관계를 결여한, 경험적으로 주어지는 독립적인 지각들이 바로 이 중심이다.
그렇게 중심들은 지각의 연속에서 관계를 발견할 수 없고,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색종이 조각들처럼 혼란스러운 것이 되고 만다. 시각에 의한 지각들은 서로 분명한 선이 있어서 서로 구분이 되는 존재들이 아니다.
그냥 흐릿하게 개별적이라기보다 연속체를 이룬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섬세한 경험론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차분하게 앉아 특정 지점에 집중하면 그 외 다른 것들을 더 분명히 보려고 눈동자를 움직이지 않게 된다.
계속해서 그 한 지점에 집중하면 그 주변에서 2cm 정도 떨어진 곳이라도 흐릿해지고 불분명해질 것이다. 한 지점을 집중하려해도 그 지점 주변을 춤추며 돌아다니기 바쁘고 그래서 그 지점에 집중하게 위해 미간을 찌푸리게 된다.
경험은 조금 더 넓은 관점으로 확대하면 개인적 경험을 넘어 더 깊은 자아를 떠올릴 수도 있고, 그런 궁극적 경험을 통해 명상처럼 더 깊은 자아에 도달하고, 주객관계 너머의 자유와 쾌락 너머의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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