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우울한 사람들은 마음 속에 쌓인 고통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울컥하여 바로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날카로운 감정을 분출할 때가 있다. 함께 있어주는 것을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화를 내는 상대에게 어이가 없어서 함께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상황을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당황한 마음에서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감정에 휩쓸리면 서로의 고통만 증가된다. 한 발짝 떨어져 왜 그런지 한 번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내 경우는 잠시 가만히 바라보다가 먼저 "맞아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할 수 있겟구나!"라며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타당하다고 인식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에 내가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렇게 내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해주거나, 내가 자기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전해주면 다시 안정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쨌거나 어떤 사람이 나에게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일이 생기면, 힘이 빠지고 삶의 허무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그렇게 자기를 성심성의껏 대해줬는데 나를 이렇게 대하다니!'라는 섭섭한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순간 상대가 감정을 터뜨린 대상이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한 상황 그 자체이다. 나라는 존재가 부정당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나의 상태를 잘 점검하여 스스로 정신 건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의 의도와 다르게 내 말을 이해하는 경우나 당황스러운 삶의 현실에 봉착할 때도 황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왜 이렇게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까?'라고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같은 말이라도 사람마다 가리키는 대상이나 범위가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내가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면 그런 마음 자체가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내 힘을 다 쏟어부어 죽기살기로 노력해야 열심히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 자체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세요!"라면 "네, 그래야지요!"라고 대답하겠지만, 죽기살기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더 이상 어떻게 더 열심히 하나?"라고 물을 것이다.
말이나 언어가 규정하는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어 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준언어적 메시지가 중요하다. 문맥이나 태도와 몸짓에 따라 긍정도 되고 부정도 될 수 있다. 상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직접적인 단어나 부정적인 말을 피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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