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이거나 정치적, 혹은 다른 사회적 집단에서 여러 사람들이 만나 벌이는 집단 의식은 대부분 어떤 방식으로든 모든 혹은 대부분의 감각에 호소하고, 그런 반복과 감각적인 힘으로 구성원들을 어떤 깊은 인식 상태로 안내한다.
예를 들어 종교 경전이나 정치적 이론을 이해하지 못함에도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인상적이고 강렬한 경험으로 기억에 남는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으로는 앞으로 멀리까지 나아갈 동력을 얻을 수는 없다.
집회 참가 경험의 교육학적 효과는 대단히 인상적이지만, 구체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성과 본성을 망라한 우리 존재 전체에 영향을 주고, 참가자들 사이에 친화와 단합력도 높이게 된다.
대학 학부는 전공와 관련된 어려운 학문적 이론을 가르치고, 불교 대학은 불교를 공부하는 고급 과정의 학생들을 위한 곳이고, 어려운 불교사상을 가르치는 곳이다. 의과대학은 인체의 생명과 관련된 어려운 학문을 가르치는 것처럼.
그런 불교 교리의 가르침들은 모든 면에서 대학 내 서양철학처럼 따라가기 어렵고 복잡하다. 그런 과정들을 거쳐 겉으로나 속으로 행복한 상태에 도달하게 되고,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잘 웃으며 심성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곱게 된다.
그런 모든 교육과정들이 전인적인 인간을 배출하고 서로 형제처럼 지내며, 그렇지 않는 세상에 흔한 동료간 긴장이나 질투, 경쟁은 거의 없다. 그러면서도 그런 배움의 과정과 동료들과 함께 하는 삶 자체를 즐기게 된다.
이런 교리 전반에 대한 배움과 같은 일상의 경험론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개인적인 개체로서의 영혼이 아닌 경험으로 정의되는 자아를 인정하는 정도까지이다. 하지만 강렬한 종교적 의례처럼 조금더 넓은 관점으로 경험을 보면 더 깊은 자아를 떠올릴 수도 있다.
명상을 통해 더 깊은 자아에 도달할 수 있고, 그 도달을 사실상 궁극의 경험인 하나의 경험이라 할 수 있다면, 경험론으로 우리는 주객 관계 너머의 자유와 쾌락 너머의 행복으로 나아갈 수도 있게 된다.
서양의 경험론이 한계를 넘어 동양의 깨우침, 즉 해탈 사상과 만나게 되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실제적인 도달은 훨씬 더 많은 훈련과 수행, 그리고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생각과 느낌들이 뒤얽힌 혼란스러운 자아를 타파해야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주체가 부정 속으로 녹아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런 자유를 획득해서 비개인적인 궁극의 존재가 되는 것은 매우 드물고 힘든 일이다. 뱃속과 머리 속에 의례가 울려 퍼지면서 남아있던 이기적인 생각들을 모두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기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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