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몸이 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듯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생각하지 않고 나오는 대로 내밷듯 하는 말들도 많이 듣게 된다. 그런데 말은 정말 중요한 우리 사회의 소통의 수단으로 어떤 말이든 잘 들어야 한다.
입학, 진학, 취업, 개업 등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이제 첫 걸음을 떼었다."고 말하고, 어떤 계획이 제대로 이행이 되면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된다."고 하고, 합의가 빨리 진행되면 "일이 잘 진척되고 있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진급하거나 공연이나 영화, 책이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 "잘 나간다"고 말하기도 한다. 걷는다는 것은 성공한다는 의미다. "잘 가고 있다"는 말은 모든 일이 만족스러운 상태로 풀리고 있다는 말이다.
"잘 가!" "잘 해!", "멋지게 달려!"라는 말은 "좋아!", "알았어!", "그렇게 하자고", "기억해 둘께"라는 의미의 표현으로, 마치 '달린다'는 사실이 장애물이 없는 상태에서 올바르게 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사용된다.
마라톤 대회에서 "우리를 많이 달리게 했다"는 말은 주최측에서 거리 측정을 잘못하여 우리를 우롱했고, 거짓말을 했고, 우리는 그것을 믿었다는 말이다. 즉 "걸었다"는 말에는 그것을 믿고, 속임수에 넘어 갔다는 의미다.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출근하고, 시장에 가고, 여행하기 위에 이젠 거의 걷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3보 이상 탑승!'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에 거의 발을 다른 발 앞에 내디딜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몇 걸음이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기계 몫이다.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누워 있을 뿐,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산다기보다 어쩌면 죽음을 피해 전쟁터에서, 극도의 빈곤에서, 기회 변화에서 빠져 나오려 애쓴다. 아직도 걷는 사람들은 군인, 운동 선수, 아니면 트레킹과 등산, 특이한 여행을 즐기는 애호가들이다.
우리 모두가 걷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대답은 간단하다. 모든 것이 멈출 것이다. 시간, 공간, 역사, 말과 생각까지, 이 다양한 사회적 층계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걷기나 달리기의 소멸은 모든 측면에서 인류의 소멸로 이어질 것이다.
걷는 세상의 끝은 아직 임박하지도 않았고 확실하지도 않지만, 위험은 실재한다. 덜 걷는 인류는 분명히 덜 생각하고, 그들에게는 더 이상 역사가 없다. 이동의 전반적인 동력화와 인스턴트 편중, 미래 비전의 쇠퇴와 생각의 정체가 시작되었다.
보편화된 비활동성 속에서 걷기나 달리기가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걷기의 시간은 닫히지 않았다. 긷기 실종의 위험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다시 걷고, 달리기에 대한 성찰을 통해 절대적으로 간직해야 할 뿌리내림을 깨닫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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