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란 말 그대로 모르는 것일 뿐이다. 나를 모르거나 잊어버린 것이다. 햇빛이 비치는 곳에는 어둠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를 알고 빛을 발산시키고 있는 내 앞에는 무지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는 일이다.
나에 대해서 알게 되면 어둠도 없고, 무지도 없고, 불행도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불행이나 괴로움을 느끼는 것은 마음이고, 어둠은 오거나 가지도 않는다. 태양을 보면 태양에 어둠이 없음을 알 수 있듯이 나를 깨닫게 되면 무지가 없음을 알게 된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실체가 아닌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기초인 자아, 혹은 에고란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보고 있는 세상만사도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나를 안다는 말은 내가 된다는 의미이며, 내가 된다는 것은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나의 눈을 직접 볼 수 없어도 눈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듯이,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거울을 앞에 놓고 나 자신에게 눈동자가 있다는 사실을 대상화시켜서 알아차리는 것처럼, 나도 대상화시켜 알아차리려니 혼란스러운 것이다. 나는 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나를 대상으로 만들어놓고 알아차리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깨달음에서 멀어진다.
나를 알려고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지각 능력이 없은 육체인가? 나는 늘 나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생각하면서도 정작 물어보면 나에 대해 모르겠다고 말한다. 또한 스스로 나이면서도 어덯게 하면 나에 대해 알 수 있는다고 묻는다.
하느님이 장난치며 골린다고 여기고, 신이 잔인하다고 불평한다. 우리가 나를 부인하기 때문에, 경전에서 환영이나 장난이니 하는 비유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 깨달음이야말로 다른 사람을 돕는 최상의 방법이다.
하지만 그 차원에 이르면 도움을 받을 사람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의사의 눈에는 온갖 증상이 그저 질병으로 보이는 것처럼, 깨달은 사람의 눈에는 오직 나만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나를 육체라고 여기면 갖가지 다양한 형태와 현상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내가 육체라는 인식을 초월하면 육체 의식이 사라짐과 동시에 다른 모든 것들도 사라져버릴 것이다. 주위의 풀이나 나무는 나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생각 그 자체는 나에게서 투영된 생각일 뿐이다.
그런 생각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 찾아보면 그런 생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오로지 나만 남에 될 것이다. 풀과 나무가 여전히 저기 있지만, 그것은 영화의 한 장면과 같다. 스크린 위에 빛과 그림자의 영상으로 지나갈 때마다 마치 실제처럼 느껴진다.
나는 스크린 자체이지만, 자아를 만들어낸다. 스크린에 비치는 풀과 나무는 나란 자아에 붙어 있는 생각일 뿐이다. 만물이 나일 뿐이며, 나를 본다면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이 나임을 알게 된다. 나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크린처럼.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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