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번씩 오시던 어머니 한 분이 진료실을 방문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자기가 아픈 것이 아니라 고1 아들 때문에 뭐 좀 의논드릴 일이 있어서 오셨다고 하셨다. 내 진료실에서는 자주 있는 모습이다.
"예, 알겠습니다. 말씀해 보세요!"라고 했더니, 자기 아들이 지금 길 건너 내과에서 복통으로 진료를 받고 '과민성 위장염'으로 진단받고 수액을 맞고 있는데, 답답하여 오셨다고 한다. 오늘이 모의고사 날인데, 학교에 갔다가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 시험을 보지 못하고 조퇴했단다.
이번에 고등학교 배정도 집 가까운 데가 아니라 가장 멀리 다른 동에 있는 학교에 배정을 받았는데, 친구들고 없고 혼자 가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고, 공부도 잘 하고 싶은데 마음뿐이고 몸이 따라가 주지 않아 너무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 시험만 보는 날이면 배 아프고 가슴이 뛰고 불안하여 도저히 안정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 드디어 시험도 보지 못하는 사태가 생겼다는 것이다. 평소에 성격도 밟고 활달한 아이였는데 이외의 이야기여서 깜짝 놀랐다.
"요즘 운동은 하고 있나요? 식사는 잘하고 있나요?"하고 물으니, 깜짝 놀라신다. 아마도 자기는 자식의 병세가 답답해서 의논하러 왔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던 운동과 식사에 대해 먼저 질문을 하니까 그랬단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불안할 때 걷기나 가벼운 달리기 같은 리드미컬한 유산소 운동을 반복하면 규칙적인 심호흡을 통해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고, 이렇게 흡수된 산소는 모든 신체 기관에 긍정적으로 작용을 하여 심신을 안정시키게 된다.
체중을 앞뒤, 혹은 위아래로 계속 움직이면서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 과정에서 리드미컬한 호흡과 몸을 천천히, 물 흐르듯한 움직임때문에 신체의 균형이 잡히고 근육과 정신의 긴장을 풀어주게 되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전신 근육을 움직이는 신체활동을 지속적으로 규칙적으로 함으로써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뇌세포가 늘어나고 신체의 기가 살아나고 자신감이 커지고, 의식이 맑아지고 집중력이 향상되면서 정신적 평안감과 균형감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만 있다고 해서 공부가 저절로 되어 모든 지식이 머리 속에 자동으로 박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1주일에 두세 번 한 번에 20~30분씩이라도 바깥 바람을 쐬면서 신체활동을 함으로써 공부하는 뇌를 더 활성화시키게 된다.
운동이 '공부의 무덤'이 아니라 오히려 '공부의 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설명해드렸다. 지금은 심리적 안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 상담자를 만나 함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조언해 드렸다. 의사가 해주는 운동 이야기를 좋아들 하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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