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가지고 있는 것은 내일 잃을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은 빼앗길 수도 있으며, 지금까지 애써 쌓아올린 모든 것이 하루 밤새 먼지처럼 부서져 버릴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내가 창조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파괴될 수도 있는 것이 우리 삶이다.
그러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오직 사랑 그 자체뿐이다. 어떤 감정이나 생각, 신념이나 상태, 경험 등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도 아니다. 내가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나, 다른 사람에게 얻은 어떤 것도 아니다.
사랑은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끝없는 수용이다. 사랑은 우리 자신이다. 이름을 얻기 전의 우리, 태어나기 전의 우리, 우주가 형태를 갖추기 전의 우리이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랑의 존재이다. 막을 수 없는 마음의 부름, 깊은 내면의 외침 같은 것이다.
깨지기 쉬운 한밤의 고요가 바로 사랑이므로 우리는 다시는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항상 안전한 느낌만을 찾지도 않을 것이지만, 항상 밝게 빛나면서도 지킬 확신이 없는 약속 같은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사랑의 연료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지금 현재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설레는 감정, 두근거리는 가슴, 달콤한 입맞춤,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단정할 수 없는 광대하면서도 모든 것이 나타나는 공간이 바로 사랑이다.
지극히 외롭고, 상처받아 찢어지고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 버려지거나 놓지거나 원하지 않는 사람도 오랜 역사를 이어온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쓰라린 고통과 자식들이 자고 있는 한밤중에 느끼는 공포의 물결과 어디서 시작되는지도 모르는 권태다.
우리가 이 통제불가능하고 불확실한 세상에 처음 떠밀려왔을 때 느꼈던 불안한 감정으로 자궁이 주는 안정감에서 벗어나려 지칠 대로 지쳤지만 혼자 힘으로 의기양양하게 첫 숨을 내뱉은 행동 그 자체가 사랑이다.
행동하고 표현하는 사랑은 파괴될 수 없지만, 마음이 꿈꾸는 사랑을 깨뜨리며, 잃거나 빼앗길 수 없지만 잃어버릴 수 있으며 우리가 아닌 모든 것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것이 사랑이다. 우리가 숨쉬고 심장이 뛰고 보고 듣고 냄새맡는 모든 것을 품는 공간이다.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느끼는 기쁨이나 지루함, 확신과 의심, 즐거움과 괴로움, 성공과 실패, 갈망과 휴식 같은 놀라운 꿈의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움직임들을 사랑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런 감정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다른 모든 것의 형태를 띨 수도 있으며, 조건적인 것조차도 무조건적으로 변화시키고, 거부하면서도 거부당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스스로 타오르거나 확산하고 쫓고 찾아다니거나 모든 것을 파괴하면서도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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