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절기에 사랑하거나 소중한 사람을 잃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때의 감정은 분노보다도 더 오래가고 육신의 아픔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겪는 고통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에는 너무 큰 괴로움이라서 심각한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지금 내가 가진 고통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소중한 사람을 잃은 고통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만 해도 그들을 대하는 헹동에 배려가 실릴 수 있게 된다.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면 어떤 말도 함부로 할 수 없게 된다.
성급하게 위로하려 하거나 어색한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아무 말이나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이 사람은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구나'라는 생각에 절망감만 안겨줄 뿐이다. 그런 이별의 슬픔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며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이야기를 풀어놓게 하려고 무리하게 다가가지 말고,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담담히 곁을 지키며 마음과 귀를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입을 열기 시작할 때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다.
이별 뒤에는 마음이 공허해지고 오랫동안 들었던 정이 그립고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일에 대한 집중도도 떨어지고 식사를 하기 어려우며 잠을 자기도 힘들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이별에 대해 지나치게 자기반성적인 태도를 후회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곱씹다보면 우울증에 이를 수 있다.
도저히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극복이 가능하다. 주위 사람들도 당장의 위로보다는 조용히 경청할 준비를 하는 것이 더욱 따스하고 현명한 대응 방법이다. 이야기를 들어줄 때도 서투른 위로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별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루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 중 하나로 생각하고 극복이 성공적이지 못하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넘길 수 있는 마음가짐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관계의 문제점이나 새로운 환경에 필요한 변화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소중한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잊고 싶은데 잊지 못해 고통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거나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 이제 그만 잊어라'는 식의 조언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현실을 직면하고 있고, 생각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생각이 나고 잊히지 않을 뿐이다. 그런 고통을 다른 사람은 섣불리 상상할 수 없고. 언제까지 계속되거나 언제 치유될지 감히 장담할 수 없다.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슬픔을 소화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에 몰입하는 태도를 버리고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다정한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할 말이 없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힘이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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