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삶에 대한 지혜가 늘어날수록 사물을 더 정밀하게 표현하고, 차이점도 더 잘 식별하는 것 같다. 꿀은 달고 쑥은 쓰다면 다른 사람도 똑같이 느낄 수 있는 보편적 평등성을 이해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이해하고 알고 있는가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어떤 문제에 대해 알면 알수록 겉모습이 아니라 세상의 내면적 본질을 바로 보고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의 걷모습은 다양하지만 살아가는 속성을 다 비슷하다.
삶의 지혜가 늘어날수록 세상은 어떤 것도 내 삶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즉 삶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모른다는 상황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깨달은 사람의 눈에는 깨닫지 못한 무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이유다.
흙을 파보면 돌도 있고 물도 있고 나무나 풀의 뿌리도 있고 벌레도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세상도 온갖 생명체와 물체들이 있지만 겉모습에만 차이가 날 뿐 안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흔히 평등성을 말할 때 모든 것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평등성은 여러 가지 다양한 차이점 속에 있는 하나의 참된 실체, 즉 전일성(全一性)을 본다는 의미다.
우리가 달리기를 하고 있다면 우리가 하는 달리기라는 동작의 본질은 무엇일까? 진실은 바로 겉으로 드러나는 '내'가 행위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 자신이 행위자가 아닌 데도 행위자라고 생각하고 여기기 때문에 육체가 달린다고 여긴다.
그러면 과연 누가 달리고 있는가? 그에 대해 탐구해보면 실체적인 내가 드러날 것이다. 즉 평등성이 차이점을 무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런 차이점들이 매우 피상적이어서 결코 실재적이지 않고 영원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차이점들 속에 존재하는 본질은 오직 유일한 진리이자 유일한 실체뿐임을 알게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단 하나뿐인 실체다. 누구나 달리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공기의 맛을 느낀다.
하지만 그 속에 깃들어 있는 하나의 실체를 항상 인식하고 경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다같이 달리지만 특정한 달리기를 선호하는 경향성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단 하나의 실체를 이해하면 그런 경향성이 없어진다.
외국의 대회를 가든, 국내의 대회를 가든, 그냥 한강가를 달리든 그 모든 것에 대해 말을 하든,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유일한 실체 안에서 행동하고, 돌아다니고, 말한다. 그런 유일한 진리에서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될수록 우정과 친절, 그리고 배려와 같은 중요한 사회적 태도가 자연적 성품이 될 수 있다. 착한 사람에게 애정을 베풀면서 기쁨을 느끼고, 불쌍한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며 평화로움을 느끼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용서하며 편안함을 느낀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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