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11]바라(波羅): 저 언덕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바라'는 인도말이며, 중국에서는 도피안(到彼岸), 즉 '저 언덕에 도달하기'라는 의미다. 본성이 미혹한 보통의 사람들은 태어나고 죽는 윤회에 떨어져 이 언덕에 현재 있는 것이며, 깨달은 사람은 생사를 초월하여 윤회를 벗어나므로 여기를 떠나 저 언덕에 이른 것이다.
만약 저 언덕에 이르고자 한다면 반드시 스스로 지혜를 내어 깨달아야 이곳에서의 생사고해를 건너갈 수 있다는 말이다. 마치 냇물을 건널 때 물이 깊어 지나가기 어려우면 다리나 배, 혹은 땟목 등 여러 가지 방편을 이용해서 건너가는 것이나 똑같다. 일단 건너고 나면 그런 방편들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 직접 배나 다리나 땟목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방편들을 이용하는 것은 완전한 것이 아니며, 자신의 공부가 될 수도 없다. 불교 경전들은 모두 부처님께서 우리가 저 언덕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방편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신 말씀이다.
예전에 어떤 스님이 창호지 대신 금강경을 찢어 방문을 발라 놓았는데, 다른 스님이 어찌 부처님 경전을 뜯어 창호지로 발랐느냐고 핀잔을 하자 "글쎄! 나에게는 필요가 없어서..."라고 대답을 했다. "스님은 필요 없지만, 후대 학자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책에 "다시 만들어 쓰면 될 뿐!"
깨달아서 지혜가 있는 사람은 한강물이 마르지 않고 흐르듯이 맑고 깨끗하여 생기가 넘치는 반야 지혜의 물이 끊임없이 솟아난다. 우리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 되는 것이지 열심히 하면 모두 이룰 수 있는 일이다. 경전을 잘 받들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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