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실체는 아이러니하게도 '나'라는 자아의 정체를 파악하여 없애야 만날 수 있는 하나의 상태다. 자아감은 싳체가 아니기 때문에 저절로 사라지고 실체가 스스로 빛을 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지 내면의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며 오래 유지하면 된다.
다른 생각 때문에 집중력이 분산되면 '나라는 생각'을 알아차리는 데에 마음을 집중하고, 마음이 산란해질 때마다 다시'나라는 생각'으로 되돌아가서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는 자기 탐구의의 수행을 계속하는 것이다.
자기 탐구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의 주체라고 여기는 '나'를 끊임없이 알아차리기 위한 것이다. '나'라는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하나의 생각 또는 지각의 형태를 띤 정신적인 행위가 된다.
이런 수행이 게속될수록 차츰 주관적으로 경험되는 '나'라는 느낌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나라는 느낌'이 다른 생각이나 대상과 연결되어 스스로를 그 생각이나 대상이라고 여기는 '동일시'를 멈추면, 그 느낌마저도 사라지게 된다.
이때 개체성에 대한 느낌이 일시적으로 정지되고 '존재에 대한 체험'만 남게 된다. 이런 체험이 저음에는 드문드문 일어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상태에 이르거나 그 상태를 유지하기가 점덤 더 쉬워지게 된다.
애쓰지 않고도 존재를 자각하게 되더라도 다시 '나라는 생각'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나'를 깨달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고 단계를 체험해 본 것은 분명하다. 이런 존재에 대한 체험이 반복해서 일어나게 되면 '나'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마음이 약해진다.
마음의 습성이나 습관이 약해지면 '나'라는 생각도 약해지다가 언젠가는 마음에서 완전히 제거되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나라는 생각'을 주시하는 수행은 배를 항구에 묶어두듯 생각을 어딘가에 묶거나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다.
특정 대상에 생각을 묶지도 않고, 생각을 억누르지도 않으며, 그저 마음이 일어나는 근원에 대해 주의를 일깨우기만 하면 된다. 자기 탐구의 수단이자 목적은 내 마음의 근원에 머무는 것이며, 실체가 아닌 것들에 대한 관심이나 이끌림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다.
마음 속에서 들끓는 온갖 생각들로부터 '생각하는 자신'에게로 주의를 돌리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일단 '나'라는 느낌에 대한 알아차림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되기만 하면 그 뒤로는 더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나'라는 느낌을 알아차리게 되면, 나의 일상의 삶이 행위의 과정이 아리라 존재의 과정이며, '존재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아니라 '애쓸 필요없이 존재하는'과정이다. '나'는 어떤 행위의 결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현재에 존재함으로써 발견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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