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12-2] 밀다(蜜多): 일상은 잡된 것들을 정제하여 순수한 꿀을 만드는 과정이다
벌이 꽃에서 처음 따온 꿀은 짜고 시고 달고 쓴 여러 가지 맛이 있고,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갖가지 색을 지니고 있어서 맛고 고르지 않고 색도 한 가지가 아니지만, 함께 숙성되어 꿀이 완성되면 여러 가지 맛과 색과 향기 뒤섞여 한 가지 색과 아름다운 향기와 맛으로 한결같아 차별이 없다.
자연상태의 꿀도 이런 상태가 되어야 벌도 양생함을 얻고, 우리 사람도 수용함을 얻는다. 모든 자성자리는 본래 순수하고 깨끗하고 무난하므로 그 무한한 마음을 무한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그 자체로 부처님이다. 애써 수행할 필요가 없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길 위에 발걸음을 옳기듯 마음대로만 옮긴다면 이 세상에 걱절할 일이 뭐가 있을까? 부처님, 예수님, 공자님이 필요 없고, 감옥도 필요 없다. 막상 현실에 부딪쳐 그 마음을 쓰려 하면 잘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신체 어느 부위든 작은 불편감만 느껴도 거기 반응하여 엄청난 마음 속에 희로애착의 파장이 일어나게 된다. 그 마음을 그냥 탁 털어 버리면 만사 해결인데, 그것이 잘 안 된다. 왜 그럴까? 현실 생활에 너무나 집착하여 살아오는 동안 쌓인 두터운 업의 그림자 때문이다.
오만 가지 번뇌망상과 수천 가지 바깥 경계에 부딪쳐 일어나는 잡생각들을 하나로 뭉쳐 벌이 서로 다른 꽃의 꿀들을 뭉쳐서 꿀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작업과정, 즉 자기 관찰 수행이 필요하다. 그런 수행의 과정을 거쳐 순순한 지혜와 자성자리를 밖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된다.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