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13] 시(時): 바르게 보는 때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시(時)'는 찰라 찰라 지나가고 있는 어떤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바라볼 때를 말한다. 본다고 말했지만, 볼 것이 없으며, 때라고 말했지만 정해진 때가 아니다. 시시각각 무엇이 그리 바쁜지, 바쁘다고 하지만 시간을 내 앞에 드러내 보여 줄 수도 없다.
한 개의 양(陽) 조금 움직인다는 것은 주역의 팔괘 가운데 하늘을 의미하는 건(乾)은 작대기 세 개의 양으로 구성되고, 땅을 의미하는 곤(坤)은 세 개의 음으로 구성된다. 한 양은 건의 작대기 한 개를 말한다. 쉬운 듯하지만 상당히 깊이가 있는 어려운 말이기도 히디.
음과 양을 가상으로 내새워 무언가를 나타내려고 하는가 하면 , 무념무상의 삼매 속에서 한 생각 일어나는 찰라에 양이 하나 떨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반야의 지혜 속에서 하나의 양이 나오는 것이다. 세상 만물은 척하니 자신의 본래 모습 그대로 있다.
명백하게 어느 때냐고 묻는다면 밁은 바람과 빍은 달은 스스로 일어나며, 내 마음 속에 일어나는 쾌적함은 다른 사람들은 알기가 힘들다. 제비나 독수리가 아주 높이 떠 있으면 있는 듯 없는 듯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고, 물이 너무 깊으면 검푸르게 비칠 뿐이다.
이 세상에서 자식 낳고, 사업 하고, 학문과 예술을 발전시키고, 모든 천태만상이 저마다의 색깔로 꽃을 피우고 있는데, 나는 관연 무엇을 피우나? 세존이 꽃을 드니 가섭이 웃는 이치가 바로 그 바른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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