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일상을 살아가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삶의 과정에서 어떤 주제에 집중한다고 해서 하루 내내 그 주제에만 몰입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깊은 잠과 얕은 잠이 반복되듯이 몰입과 이완이 반복되는 것이다.
집중할 때는 주위에서 불쾌한 소리들이 들리더라도 집중된 주의력을 방해하거나 짜증이나 화를 유발하기보다는 오히려 연민 같은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들이 많다. 마음이 이완되어 있기 때문에 불쾌감이 고요와 자비를 경험하는 기회로 변화된다.
고통스런 상황에서 그것에 흔히 뒤따르는 혼란스런 감정들을 우리 마음이 가진 힘과 잠재 능력을 여는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뇌의 이런 변화 능력과 그것이 허용하는 내적 자유를 누구나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날마다 마주하는 안팍의 도전들에 단순히 직접적으로 대처하느라 자기를 돌볼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지 않다.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매일의 사건들에 슴관적으로 반응하기를 멈추고 혹시 다른 선택이 가능한가를 한 발 물러서서 큰 줄기의 흐름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쩔 수 없다'는 무기력한 기분에 빠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한 번 이런 기분에 빠지게 되면 '내 삶이란 것이 원래 이런 것이며, 이것을 바꿀 힘이 나에게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고 있다.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면서 직접 부딪치고 느끼고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절망이라는 근본적인 사고방식이 마음 속에 다져진 진흙처럼 가라앉아 있는 것이다. 이런 마음 밑바탕의 절망감은 상황에 관계 없이 의식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루 일과가 온통 온갖 활동들고 채워져 있으며, 그런 일상이 모든 이들을 피곤하게 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게 하루가 끝날 즈음에는 세상과 사람들로부터 잠시 사라져 나만의 휴식을 가졌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게 된다.
직장에서 집으로 귀가하면 또 집안에서 기다리는 일들이 빼꼼히 고개를 들고 자기를 먼저 봐주기를 고대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리거나 이웃집 아이나 개들까지도 떠들고 짖기 시작하면 모처럼 편안하게 쉴 기회마저 사라져 버리게 된다.
이처럼 우리 현대의 삶은 돈과 재화 같은 물질이나 외적인 부를 축적하고 유지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다 써버리기 때문에 내 마음 속 자비나 인내, 너그러움이나 평정 같은 내적인 부를 키울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불교 수행 자체가 몸과 영혼을 쇠약하게 만드는 감정표출 방식을 극복하거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길을 찾는 일과는 사실 아무 관련이 없다. 단지 나를 힘들게 하는 조건들을 기꺼이 수용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자유를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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