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14-3]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 부정은 곧 긍정의 시공간으로 변화한다
세상 만물의 형상 있는 것은 결국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없고 모두 다 없어지고, 형상이 없어졌다가도 다시 또 형상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따라서 공과 색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색을 보고 공이 될 것을 알고, 공을 보고 다시 색이 될 것임을 아는 것이 곧 마음공부다.
'색불이공'처럼 공의 이해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불(不)’이라는 부정의 표현은 곧바로 ‘색즉시공 공즉시색’처럼 ‘즉(卽)’을 통해 긍정의 논리로 바뀌는 것이다. 시간적 관점에서 색이 공하다는 무상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공간적 관점에서 무아를 설명한다.
눈, 귀, 코, 입, 몸, 생각의 6가지 감각의 문에 때가 끼면 보는 것마다 차별이 있고, 적이 있고, 여러 시시비비가 생겨 매사에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오온이 공한 경계에서 보면 여섯 가지 문이 공하고, 허공이 홀로 드러났다는 말은 몸과 자성 자리가 허공처럼 드러났다는 말이다.
중생의 마음으로 무한한 공, 진리의 세계를 바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조금도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만으로 공하다고 아는 것은 공을 증득한 것이 아니다.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공부하여 마음이 공함을 들여다보고 깨달은 차원은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에서 차이가 생긴다.
칼로 목을 친다고 해도 결코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한한 마음으로 여여하여 동요가 없다. 자기 자신의 마음과 몸이 공한 줄 알아 바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공을 깨달아 본래의 마음 자리에서 편안하여 조금도 동요됨이 없는 자리, 그 자리가 곧 열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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