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내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여기서는 나 이외에는 어떤 것에도 얽매여서는 안 된다. 나 밖에 있는 모든 말과 생각과 형상을 버려야 비로소 나의 삶이 존재할 여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숨도 쉬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호흡하는 것, 그것을 세거나 의식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그대로 두는 것이다. 외부의 변화나 의식을 자각하거나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떠오르거나 사라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두고, 그런 것에 집착하지 않은 것이다.
그냥 가만히 앉아 호흠하고 존재하면서 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기보다 오히려 그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들이 일어나게 놔두는 것이다. 이렇게 일어나는 일들이 모든 모든 삶의 가지고 있는 불이적 합일의 신비적 체험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고,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 그런 신비적 체험의 토대를 한 마디로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느낌이 어떤 것인지에서 삶의 완전한 의미를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삶의 신비적 체험의 토대는 아무 데도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일성적 삶의 행위를 통해 모든 것을 내려놓아 버리는 것이며, 광대한 개방성과 아무 데도 의지할 곳이 없는 무근거성이 나 자신을 지탱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무 데도 의지하지 않고 그냥 삶이 일어나도록 놓아두고 그것을 믿으면 그렇게 된다.
인간관계나 사회적 신뢰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말 없이 묵묵하게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을 살아가는 것은 삶은 신뢰가 본질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명료하게 보여준다. 신뢰할 것은 바로 나의 삶이다.
나는 달리기를 통해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이해한다기보다 느끼거나 직관으로 아는 것이다. 삶의 신뢰성을 체험한다는 것은 말하자면 무근거성이 나 자신을 지탱하게 하는 것이다.
삶 그 자체가 무근거성이며, 달리기는 신뢰임을 깨닫는 데서 오는 평화와 힘을 느끼게 만든다. 무근거성 위에 내 삶을 둔다는 것은 내가 정말 삶 자체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신뢰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다.
이것이 있는 그대로의 삶을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이것이 세상을 계속 움직이게 하는 최선의 길이고, 내 삶이 뜻하는 바를 행하는 최선의 길이다. 상호존재의 역동적이고, 변화하되 창조적으로 상호연관되는 과정에 참여하는 최선의 길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승인이나 긍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현실이 되게 함으로써 그 현실이 있을 수 있는 현실이 될 수 있게 함으로써 현실이 내가 확신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신적, 영적 용기가 필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멋지게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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