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처음에는 긴장과 갈등이 있다. 하지만 그런 긴장을 아예 회피하는 대신, 먼저 그 긴장의 실체를 파악하면 그것을 도구로 삼아 더욱더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삶의 본질은 모든 것을 비추는 빛이자 모든 생각이 평쳐지는 흔적이다.
삶은 정면으로 마주하는 대신 완전히 백안시하려 들면 아무 것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의사들은 과학을 중요시하면서도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것을 다루는 것에는 저항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누구나 자연선택의 개념에는 별로 저항하지 않는다.
지난 가을에 도토리를 묻은 장소를 잘 기억하는 다람쥐가 그렇지 못한 다람쥐보다 오래 살고, 그에 따라 그런 기억 형질을 더 많이 자손들에게 전달한다고 이야기하면 누구나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도 자신의 가르침을 세상을 위한 헌신이나 믿음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우리 인간들의 전유물인 탐구 정신과 실험을 통해 계승하고 받아들이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우주의 중심에 수미산이 있고, 모든 피조물이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수미산의 존재는 단지 신화적인 가공의 산물이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의식 있는 존재들인 인간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것이지 복잡한 창조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고민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참이라고 믿었던 것에 반하는 개념을 만약 과학적 논리로 증명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믿음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런 새로운 지식을 쌓기 위한 마음의 공간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 수미산은 상상의 존재일 뿐이며 자연은 진화하고 있다.
생명의 기원인 세포는 어디서 어떻게 기원했을까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우리 마음은 하나의 커다란 수수께끼의 해답을 간절하게 찾는 동시에 자신이 선호하는 오래된 생각을 굳건하게 고수하려 한다.
대지를 구성하는 흙은 생명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무척 오랫동안 존재했다. 진흙은 비록 살아 있지는 않지만, 생명의 특징이라 할만한 결정들을 형성하며, 그에 따라 반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재생산할 수 있다.
진흙은 물 속에서 포화상태가 되면 모든 과정이 자발적으로도 가능하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광물이나 다른 성분이 첨가되면 속성이 바뀌게 된다. 이런 흙의 표면에는 규산염이 들어 있어서 다른 화학성분을 끌어당겨 달라붙게 만든다.
이런 특성들이 다양하게 조합되면서 환경 조건에 따라 자연선택이 이루어지고, 수천 년이 흐르면서 엄청나게 많는 서로 독립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고 진흙과 서로 혐력하여 상호작용이 시작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흙이 제거되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믿기 힘든 구조물이 남게 된다.
이것이 생명의 분자인 RNA이며, 이것이 재생산되면서 돌연변이, 적응, 에너지 활용, 촉매 반응 등을 일으키며 생명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낸다. 이 과정에서 신의 손이 한 역할도 있었을 수 있음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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