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구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고요함이 필요하다. 불교의 마음챙김인 명상이나 기독교의 기도 시간이 여기에 해당된다. 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마음 속 기도가 나의 내면과 삶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들기 쉽다.
기도는 종종 자신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부정직함을 초래하고 문제적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하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기도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바라보기 전에 먼저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신을 바라보기 쉽다.
지금 눈앞의 현실적 문제를 솔직하게 직시하기 전에 먼저 부처나 신에게 의지하고 해결책을 요구하는 경향이 너무 쉽게 생겨나기 대문에 삶의 구체적인 상황 속에 마음이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듣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현실 속에서 찾고 있는 해결책은 지금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 그 자체 안에 있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문제에 충분히 마음을 챙기지 않기 때문에 그 문제들이 어디서 오는지, 왜 생기는지, 우리 안에서 무엇을 일으키는지 보지 못한다.
명상을 통해 마음챙김을 하면서 인식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보다 정확하고 단순하게 지금 이 순간 속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찾으려 하고, 또 찾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모든 것은 그 어디도 아닌 바로 지금 여기 내 마음 속에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한 정직하게 인정하고,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놓아두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을 지배하려 의도하지 않고 조용히 껴안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에 동의하거나, 승인하거나, 고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만, 그것이 무섭고 끔찍하고 악이라 부르는 것이라 해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그것을 허락하고, 받아들이고, 가까이 끌어당겨 안아주는 것이다.
내 주위에 일어나고 있는 일에 이렇게 마음을 챙겨 대하면, 그 속에 있는 본질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게 되어 상황에 대한 나 자신의 반응은 두려움, 분노, 질투 같은 충동적 감정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
용기 있게 인내하고 있는 것이든, 창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든 이해와 자비로 반응하게 되면서 생명을 주고,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게 되는 것이다. 잠깐 조용히 내 마음을 챙겨 바라봄으로써 침묵 속으로 내보내게 된다.
지금 이 순간과 만나고 마음을 챙겨 대함으로써 마침내 바로 여기 이 자리에서 존재하는 내 존재의 본질을 만나게 된다. 그런 만남의 순간에는 세상 현실이 나에게 힘을 미치지 못하고, 마음이 세상에 압도당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계속 나로써 존재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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