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라면서 옷을 입고 신발 신는 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긴다. 종종 맨발로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이상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어릴 때는 외출할 때는 고무신을 신고 나가도 집에서는 맨발로 돌아다닌 것이 거의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내 발도 달라지지 않고, 걷거나 달리는 신체적 행동에도 변화가 없는데, 내가 경험해보기 전에는 맨발로 다니는 것이 왜 이상하게 보일까? 바로 나의 관점에 의한 차이이다. 맨발로 길을 걸으면 발바닥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맨발로 다니면 발바닥의 여러 압통점을 자극하여 몸의 여러 내부 기관과 조직의 활동을 활성화시켜 온 몸을 건강하게 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런 상황을 다르게 바라보고 그런 가능성이 경험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것은 단지 마음의 표현에 지나지 않을 뿐이더라도 어릴 적 나를 힘들게 했던 생각과 감정들 중에서 신체적인 불편함과 관련된 다양한 상황들에서는 그런 것을 별로 적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자라면서 어느 순간 내가 지금껏 '내 몸'이 곧 '나'라는 생각이 얼마나 깊이 가졌었나를 깨닫게 되고, 불편감을 느낄 때 그런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아픔이나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내 마음의 여러 조건들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픔이나 불편감을 느끼고 경험하는 순간들이 각각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는 씨앗이며,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나에게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나 자신과 주위 세상에 대해 관찰하고 그런 기회들에 더 많이 감사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 속에 일어나는 문제나 느낌들을 마치 처부숴야 할 적이나 진정시켜야 할 지배자로 인식하여 그 하나하나에 집착하여 의식적으로 새로운 관점을 가지려는 노력 또한 불편한 상황을 제거하려는 교묘한 시도에 불과할 뿐이다.
실제로 일상의 어려움들에 대해 해야 할 일은 단순히 그 상황과 함께 친구 만나듯 함께 머물러 있으면서 그것을 직접 바라보는 일이다. 마음 속 경험들에 이렇게 접근하면 저절로 그 주위에 작은 공간이 생겨나서 상황을 더 넓은 문맥에서 바라보게 해준다.
어떤 감정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논리상 그 마음은 감정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것을 인식하는 순간 마음의 무한한 크기를 찰나적으로나마 감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모든 순간의 생각과 감정들은 끝없는 바다의 일렁거리는 파도와 같다.
하지만 파도는 무한히 넓은 바다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는 것이다. 즉 내가 고통의 근원 혹은 원인이라고 상상하는 것이 어떤 주어진 외부의 상황이나 조건들이 아니라 그런 경험들이 전개될 때 그것을 지각하고 해석하는 내 안의 방식에 있다는 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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