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오랫만에 잠원동달리기동호회원님들 몇 분과 알딸딸한 저녁을 보냈다. 비도 부슬거리고, 잠원동 이사도 왔고, 거의 3~4년만에 집앞에 신장개업한 처가집 양념통닭집에서 번개모임을 했다. 번개 모임처럼 일상의 틀에서 약간 비켜가는 것도 삶의 한 모습이다.
불교적 일상에서 삶 그 자체가 수행이 되도록 하라고 배운다. 수행은 영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해야 하는 운동 같은 것이다. 그런 실천은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의 영적 건강을 실현하는 활동이다.
수행적인 일상의 삶이 내적이고 개인적인 것이라면 그 실천은 보다 외적이고 사회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내적으로는 지혜를 추구하는 것이지만 외적으로는 사랑과 자애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진정한 수행의 의미가 될 것 같다.
우리 삶에서 지혜와 사랑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서로를 필요로 하고, 지혜는 자비를 요청하고 자비는 지혜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삶의 방향을 재조정하고 건강하고 평범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단순한 일상이다.
젊은 시절 막연하게 생각햇던 '불국토'를 만들어 가는 노력에서 생겨난 것이 많다. 부처님의 생각이 펼쳐지는 나라에서 평등성이 강조되고, 서로 존중하고 보살피고, 모두가 행복과 평화를 누리는 삶에 대한 것이다.
어릴 적 가졌던 불교적 공동체에 대한 근원적 이상과 의무를 살아오면서 이해하고 실천하면서 부딪친 문제들 또한 부처님의 말씀에서 나름대로 해답을 얻게 된다. 세상은 이념으로 가득차 있고, 생명과 인권의 학살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이념으로 무장된 사람들은 폭력적 혁명을 수단으로 정당화하지만, 불의와 폭력을 비폭력으로 극복하려는 노력만이 우리 모두가 기대햇던 평화와 안정의 열매를 맺게 할 수 있으며, 그런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자부심을 가지게 만든다.
삶에는 항상 새로운 모퉁이가 생겨나게 되고, 그 모퉁이를 돌지 않고 돌아선다면 언젠가는 거기서 지금까지 보아온 익숙한 풍경이 다시 다가오게 된다. 힘든 삶은 여전히 만연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불의와 부패는 정장을 입은 권력에서 나오고 있다. 제복을 입은 집단의 폭력은 용기있는 시민들의 외침을 막고, 국민들의 고통과 희생, 그리고 희망을 낚아채게 된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와 중국 당국의 대처가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정 시간과 공간의 강렬함에서 홍콩의 사태는 특별하다. 고통과 불의의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헌신을 기본적 가치로 삼은 시회적, 세속적 사람들을 동요시키는 물음이 "변화는 가능한가?"이다. 우리는 정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
진정으로 보다 나은 방향으로 지속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 우리 모두가 '시지푸스'처럼 언덕 위로 바위를 굴려 올라가 정상에 도달했다고 안도와 성취의 한숨을 쉬지만, 그 바위는 다시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진정으로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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