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육체적 또는 정신적인 괴로움과 아픔으로, 정상의 범위를 벗어났을 때 우리 몸이 느끼는 감각과 정서를 의미한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감각이 살아있다는 것이고, 그런 고통 경험과 기억이 미래에 닥칠 잠재적인 해로운 사건을 회피함으로써 우리 몸을 보호하게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육체적, 혹은 정신적인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동조하는 따뜻하고 너그러운 감정이 바로 공감이다.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에 감정을 이입시켜 상대방의 처지를 동정하고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 촉발되는 것이다.
“네가 얼마나 아픈지 알 것 같아”라는 공감을 표현하지만 실제로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4명 중 1명 정도라고 한다. 27% 정도가 ‘거울 고통(mirror pain)’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거울 고통은 거울에 비춘 것처럼 상대의 고통을 나에게 투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는 사람은 뇌 영역의 ‘고통 매트릭스’가 활성화되면서 신경 활동이 비일상적인 패턴을 보이면서 다른 사람의 경험과 자신의 경험을 분별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낀다.
상대가 처한 상황이나 입장에 공감하게 되면 상대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상대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공격성이 촉발되기도 한다. 공감이라는 감정의 결과로 신체에서 발생하는 생리학적 변화가 공격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신경호르몬은 바로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다. 옥시토신은 보호목적의 공격성과 공감이라는 감정과 밀접한 화학물질이다. 바소프레신 역시 동물실험을 통해 짝이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일어나는 공격성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 증명돼 왔다.
공격성은 단순히 하나의 성격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감정이입에 의한 충동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자신이 공감을 느낀 상대와 경쟁자라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사람을 공격하고 싶은 심리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아이 싸움이 부모 싸움 된다."는 우리 속담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겠다. 부모는 자녀들의 울타리가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자녀의 감정에 공감함으로써, 특히 고통에 대해 공감함으로써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공격성이 나타나게 된다.
자녀는 부모의 공감을 통해 생존할 수 있고, 나아가 잠재력을 발휘하며 성장하는데 도움을 받게 된다. 기업이 직원과 고객들의 불편함에 공감할 때 재화나 서비스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고, 정치인은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공감 능력을 통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더 잘 잧을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누군가와 함께, 협력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공감 능력이 바로 나를 세상에서 더 효과적으로 생존하게 하는 힘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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