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개인의 자아를 초월하는 수단이거나 신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적으로 순명의 길은 주체와 객체가 따로 있는 이원적 헌신 수행을 생각나게 한다. 진정한 순명은 신을 숭배함으로써 일어나는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초월한다.
신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은 존재하지 않았을 때라야 비로소 성취될 수 있다. 자신이 신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사라질 때까지 나라는 생각을 붙들고 놓지 않거나 내 삶이 모든 권한을 신 또는 나에게 완전히 맡기는 것이다.
이런 자기 순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자신의 의지나 욕망이 없어야 하며, 신과 따로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인이 존재한다는 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나라는 생각에 대한 알아차림이 포함된 수행이 나에 이르는 유효한 길이다.
나에 대한 주관적인 알아차림만이 나에게 이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수단이다. 흔히 신에 대한 순명이라 여겨지는 헌신이나 경배에는 신만이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다. 참된 헌신이란 신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관념마저 사라져 버린 단계다.
그런 상태가 바로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유일한 실체로 머무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과제를 신에게 의지하는 것 또한 자기탘구와 관련이 있다. 나를 의탁하는 대상 또는 행위과 끊임없이 동일시하는 나라는 생각을 떼어놓음으로써 나라는 생각을 제거한다.
무엇을 바라거나 어떤 행위를 하는 주체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나만이 실재하며, 나와 따로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행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알아차림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야 한다.
이럴 때는 반드시 '내가 ~을 원한다'거나 '내가 ~을 하고 있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만약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음을 알아차렸다면, 즉시 마음을 외부의 접촉으로부터 거두어들여 나 안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
자기탐구 과정에서 자기 주시를 놓쳤을 때 다시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것이 모두 나라는 생각을 고립시켜 그 생각을 근원적으로 사라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신이나 스승의 이름을 계속 되뇌거나 마음 속에 떠올리는 것도 좋다.
이런 헌신 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사랑과 헌신의 마음을 다해 규칙적으로 수행을 하다 보면 명상하는 대상 속으로 마음이 저절로 녹아들어갈 것이다. 일단 대상 속으로 마음이 녹아들면 순명은 한결 쉬워진다.
신에 대해 계속 알아차리다 보면 나 자신을 다른 대상과 같다고 여기는 마음은 일어나지 않고 오로지 신만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두텁게 쌓이게 된다. 나로부터 힘 또는 은총이 흘러나오게 되어 나라는 생각에 대한 집착을 약화시켜 소멸시킨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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