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바로 주름에 관한 것이다. 주름 때문에 마음에 고통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세월의 무상함을 깨우치는 증거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세월의 무상함은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은 근본 조건이다.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면 살아가는 인생 여정 중에 겪는 거친 변화나 미묘한 변화들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장점들도 있다. 젊었을 때 가능했던 것들에만 마음이 고정되어 있으면 나이들면서 가지게 되는 이점들을 전혀 볼 수가 없다.
반면에 젊었을 적에는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할 수 있는 일들을 한 번씩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삶의 경험들이 나에게 가져다준 폭넓은 관점들을 생각해 보면 된다. 젊었을 때는 더 현명하고 경험이 많아지기 위해 더 빨리 나이 들고 싶었던 적도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거친 변화의 차원에만 고정된다면 더 미세한 변화들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발견할 수 없게 된다. 어릴 때는 더 빨리 나이 들고 싶어 시간이 더디게 간다고 원망을 했던 적도 있다. 그만큼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더 안정되게 내가 원하는 일들을 자유로이 할 수 있고 아무도 나한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깨닫게 된 중요한 것이 시간과 나이가 나의 적이 아니란 사실이다.
우리가 거울을 보면 내가 보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볼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거기에 나타난다. 나이든 남자. 매력이 사라진 볼품 없는 노인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거울에 나타나지 않는 지난 세월 내가 쌓아온 경험들에 초점을 맞주면 다른 것이 보인다.
주름살 하나에 대한 생각도 나를 늙고 쓸모없는 존재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름살 하나하나가 영광의 상장, 잘 헤쳐나온 위기, 통과한 시험의 증명서로 내 삶에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긍정적 요소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쉽건 어렵건, 즐겁건 고통스럽건 많은 일들이 통과해 왔다. 그런 문들을 통과하지 못해 사라진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남아 있음을 알고, 매일 아침 잠에서 깨서 일어날 때 어떤 변화를 기대하며 일어나게 된다.
그런 생각들이 일상의 삶에, 매 순간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왜냐 하면 그것이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순간에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런 깨달음 속에서 어느 누구의 안내가 없어도 삶의 밑바닥에 깔린 불편함의 주된 원인인 나 자신의 고정된 생각에 대한 집착에서 깨어날 수 있고, 그것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으며, 거기서 배우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살게 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조건들은 반드시 변화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면 그 사실에 저항하거나 압도당하기보다 긴장을 풀고 더 분명한 시각과 자신감을 가지고 매 순간에 다가갈 수 있다. 경험에 꼼짝없이 휘둘릴 필요가 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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