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라는 것이 있다. 개인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삶의 만족도, 미래에 대한 기대, 실업률, 자부심, 희망, 사랑 등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을 포괄적으로 고려해서 삶의 질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은 새로운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자부심이나 삶의 질, 행복감 등을 객관적으로 계량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예를 들어 비만한 사람들도 자신의 뚱뚱한 몸을 당당히 여기라는 권고를 받는 등 바람직하지 않는 무언가에 자부심을 갖는 사람들이 칭찬기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부심이 강한 사람을 위대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 설명하는데, 우리가 요즘 사용하는 "도량이 넓다"는 말도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 누구도 자부심의 가치를 의심하지 않았고, 그 의미를 혼동하는 법도 없다.
누구에게나 자부심은 자신의 특별한 개인적 가치와 우월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부심이 있다는 말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구석이 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분명히 믿으며, 그 믿음이 옳다는 의미다.
자부심은 정당한 자기애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신과 같아지려는 오만한 인간의 도전으로 보고 죄악시하기도 한다. 특정 종교에서는 자부심을 7대 죄악 중 첫째로 꼽고 있다. 순하고 가치가 없는 집단을 세상의 소금이라 추켜세운다.
세상에 두드러지고자 하는 이상과 자기애를 추구하는 완전하고 지속적인 가치 변화, 혹은 전환은 단순한 변환 또는 진화가 아니라 완전히 해체되어 정반대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현재는 자부심은 그 가치가 무엇이든 모두가 키워야 할 덕목이라 말한다.
우리는 단군을 조상으로 하는 백의민족임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미개한 오랑캐라 불렀고, 무지하고 나약하며 무능한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절대 의심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누구보다도 우월할 수 없고 평등하며, 판단력이나 사고력, 미학적 인지능력이나 여러 가지 독특한 능력으로 입증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그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평등 개념이 더욱 확대되어 오늘날에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태아, 인간의 형상을 아직 갖추지 못한 태아도 지구상에서 가장 고귀한 사람과 똑같이 가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완전히 다르고 양립 불가능한 이상들을 하나처럼 본다.
어리석거나 무지한 사람이나 취향이나 교양이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 자신의 자부심을 운운해도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이 없으며, 오히려 그 근원이 터무니없어도 자부심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인정을 받는 세상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자부심이 아니다.
진정한 자부심은 우수한 운동 선수나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인, 중요한 사업을 일으킨 기업가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어떤 것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두드러지는 개인의 강점이나 탁월성, 예를 들어 덕을 바탕으로 한 자기애의 일종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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