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19.11.08 + 작 성 자 : 관리자
+ 제     목 : 내 생각의 모든 근본이 바로 순수 자각이다
+ 파일첨부 :

마라톤 주로를 달리는 중에 소변이 마려울 때가 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고 있는 중에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 참으로 난감할 때가 있다. 마침 파출소나 주유소를 만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으면 정말 깨달음의 한 경지를 경험하는 순간이 된다.

꽉찬 방광을 비우는 순간에 느껴지는 해방감에서 우리가 겪는 다양한 고통은 언젠가는 소멸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만든다. 소변 후의 그 편안함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꽉찬 오줌 때문에 한 때 흐려져서 단지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 편안함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하나의 근본적인 자각이지만, 오줌이라는 조건 때문에 흐려져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그런 근복적인 자각을 인식하고 고맙게 여기게 된다. 태양이 항상 밝게 빛나지만, 종종 구름에 의해 흐려진다.

하지만 우리가 구름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것은 태양이 구름을 비춰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근본 본성은 항상 존재한다. 참본성은 그것을 흐리게 만드는 조건조차도 분간하도록 해준다. 경험의 매 순간을 인식하고 등록하고 분류하는 능력이다.

순수 자각은 깨끗한 크리스탈 공과 같아 그 자체로는 무색이지만 내 얼굴이나 다른 사람들, 벽, 가구 같은 모든 것을 비추는 능력이 있다. 공을 중심으로 돌면 방의 다른 쪽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가구의 크기나 형태와 위치가 바뀌게 된다.

크리스탈 공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면 나무, 새, 꽃, 하늘까지도 볼 수 있다. 보이는 모든 것은 단지 하나의 반영된 그림자일 뿐이다. 그것들은 크리스탈 공 안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어떤 식으로도 공의 본질을 바꿔 놓지 못한다.

크리스탈 공을 색깔 있는 비단천으로 감싸면 공에 비치는 것들은 비단천의 색깔로 인해 상당히 흐려질 것이다. 이것이 조건 지워진 자각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되겠다. 무지와 욕망과 혐오에 의해 물든 견해, 붙잡음과 고정된 집착에 인해 흐려진 시각이 그것이다.

하지만 물이 들었다고 해도 그것들은 단지 크리스탈 공에 비친 영상일 뿐이다. 그 영상들이 그것들을 비추는 크리스탈 공의 본질을 바꿔 놓지는 않는다. 크리스탈 공은 본래가 무색이다. 마찬가지로 순수 자각 자체는 항상 투명하고 모든 것을 비춘다.

심지어 그 자신을 제한되고 조건 지워진 것으로 여기는 잘못된 견해조차도 비출 수 있다. 태양이 자신을 호되게 흐리는 구름을 비추는 것처럼 순수 자각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스런 고통뿐 아니라 스스로 만든 고통의 슬픈 상대적인 드라마들을 경현하게 해준다.

고통을 소멸하는 것은 갈망과 갈증, 고정된 집착으로부터의 최종적인 해방이다. 소멸이라는 단어가 현재 상황과 다른 더 좋은 것을 의미하기보다 실제로 우리 안에 본래부터 있던 잠재능력을 인정하는 문제이다. 순수 자각은 투명하여 어떤 조건에도 물들지 않는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다음글 : 겨울비 그친 아침에 드는 생각
이전글 : 착한 사람이 된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