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21-2] 수상행식(受想行識): 육체가 있음으로 마음이 있다: 생각이 굳어지면 머물러 집착하게 되고, 고통이 생겨난다
마음이 고요하면서도 고요한 바가 없으니 욕심이 어찌 오래 가겠는가? 욕심이 이미 나지 않는다면 이는 참으로 고요함이다. 몸과 마음으로 오직 공만을 보지만 공을 보는 것 또한 공하므로 공이 공이 되게 하는 바가 없다. 공되게 하는 바가 없으므로 이미 무가 또한 무로 되는 것도 없다.
나라고 하는 것도 공하고, 대상 경계라는 것도 공하여 두 가지 모습이 본래 한 가지와 마찬가지다. 생각과 이론으로 공을 보는 것은 참으로 공을 보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공을 보면 공이라는 말이 없다.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자꾸 공을 드러내 놓고, 단지 그 이름만 쓸 뿐이다.
공함을 안다는 것, 허공처럼 담담한 맛이 있다고 깨달은 분들은 말씀들 하시지만, 나도 아직 그런 느낌을 느껴보지는 못했다. 그러니까 중생이지. ㅎㅎ 그런 담담한 맛을 본 사람은 자신의 맛을 본 사람이다. 어떤 것에도 공포가 없다고 한다.
공함, 즉 자기 자신의 맛을 본 사람은 전쟁이 일어나 포탄이 떨어져도, 시장바닥에 버려두어도 허공처럼 흔들림이 없다. 상대가 아무리 폭언을 하고 달려들어도, 같이 달려들어 싸우지 않고 성을 내도 끄달려 가는 것이 없다. 눈이 모든 것을 이끌어 내니까 암 보면 만 가지 인연이 다 잊혀진다.
한강 물이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하지만, 한시도 머무름이 없이 흘러가고 있다. 우리 마음도 한강 물처럼 발원샘에서 계속 솟아나와 끝없는 무한대로 계속 흐르고 있다. 생각을 굳히면 머물러서 집착하게 된다. 집착하면 생로병사 및 세상의 모든 고통과 시비가 여기서 생겨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