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는 자신이나 배우자, 혹은 부모나 자녀들이 심각한 질병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치매로 고통 받는 어머니를 돌보면서도 자신의 직업 뿐 아니라 남편과 자녀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사람이 내게 진료실에서 한 말이 있다.
"물론 이 모든 일들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할 일이었어요. 다른 길은 보이지 않더군요." 매우 단순한 말이지만 정말 신선하지 않은가? 불교적 가르침을 접한 적도 없고, 공부한 적도 없지만 말이다.
그녀의 삶과 접근 방식은 우리의 참본성이 지닌 특성의 자연발생적 표현이라 할만 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의 깊이와 무게를 가늠하는 지혜, 상황을 해석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 사랑과 자비가 자발적으로 우러나는 태도가 그것이다.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참 본성의 특성을 요약하면 모든 의심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 현재 이 순간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용기이다. 상황을 대면하는 것은 우리가 일상의 삶 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다.
사랑과 외로움, 미움과 질투, 기쁨과 욕심, 슬픔 등이 본질적으로는 우리 안의 참본성이 지닌 무한한 잠재능력의 표현임일 깨닫는 문이 된다. 이 원리가 바로 긍적적인 예후 속에 포함되어 있다. 나의 잠재 능력을 극대화할수록 고통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될 때 마침내 참본성 안에서 편히 휴식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한 마리 새가 자신의 둥지로 돌아와 편히 쉬는 것처럼, 그 순간 모든 고통은 소멸된다. 두려워할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저항할 것 또한 없다. 심지어 죽음조차도 나를 괴롭힐 수 없다.
어떤 아이가 손목시계를 주웠는데, 그것의 기능이 무엇인지 몰라 그냥 팔찌처럼 차고만 다닌다면, 그에게 시간은 여전히 미지의 세상이고 주위에 물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도, 잘 지키기도 어려운 불안한 대상이다.
하지만 길에서 시간을 물어보다가 만난 어떤 행인에게 자신의 손목에 차고 있는 팔찌에서 시침 분침, 그리고 빠르게 지나가는 초침을 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면? 그 순간 아이는 소리칠 것이다. 시간을 알려주는 물건을 늘 지니고 다니면서도 그걸 몰랐다니!
어쨌던 지금까지는 그것이 무엇인지 사용법을 몰랐으며, 그에게 시계의 사용법을 알려준 사람이 부처님이었을지, 아니면 단순한 행인이었을 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제 그 아이는 손목시계를 사용하여 모든 것을 시간에 맞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는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누군가 지적해서 알려주기 전까지는 그것을 깨닫기에 종종 역부족일 때가 있다. 그렇게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조건 지워진 상태에서 깨어나는 깨달음의 순간이자 기회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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