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0.07.07 + 작 성 자 : 관리자
+ 제     목 : 침묵은 초월 언어, 즉 말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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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한 사람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말은 생각이 일어난 다음에야 발현된다. '나'라는 생각이 일어난 다음에야 다른 생각들이 우르르 일어나기 때문에, '나'라는 생각이 모든 언어의 뿌리가 된다.

일상의 삶에 생각 없이 머무를 수 있다면, 침묵이라는 우주적 언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 침묵은 항상 말하고 있다. 침묵은 언어의 영원한 흐름이지만, 말이라는 형태로 고정되면 그 흐름은 차단되고 만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말들도 사실 침묵의 언어를 방해하고 있다. 전깃줄에 전기가 흐르고 있는데, 그 과정에 저항이 있기 때문에 전등이 켜지거나 선풍기가 돌아간다. 그런데도 전기 에너지는 전선에서 계속 흐르고 있다.

이처럼 침묵도 영원한 언어의 흐름인데, 말로 인해 방해 받고 있을 뿐이다. 말로는 몇 년이 걸려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침묵을 통하면 금방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침묵이 최상의 언어이며 가장 효과적인 언어라는 이유다.

깨달은 사람이나 위대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야말로 나 자신의 참된 존재를 깨닫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는 아유 또한 그렇다. 그들은 침묵을 통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으며, 말은 하면 할수록 힘이 줄어든다.

깨친 사람과의 접촉은 그 사람의 신체적 형상이 사라진 뒤에도 항상 영원히 계속된다. 나에게 큰 영향을 주던 부모나 스승이 죽으면 다른 부모나 스승을 찾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모든 부모나 스승은 하나이며, 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우리가 보는 형상이 아니다.

침묵 속에 만나는 정신적 접촉이 언제나 최선이다. 부모나 스승은 침묵 속에서 자식이나 제자들에게 은총을 내린다. 은총 중에서서도 최고의 은총이 침묵이며, 그런 침묵이 최고의 가르침이 되고 있다.

침묵은 지혜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우렁찬 가르침이며, 최고의 은총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전수의식은 침묵의 힘이 그 핵심이며, 나머지의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요소들은 모두 부차적인 것이다. 말없는 침묵의 눈길 속에 모든 것이 전수된다.

부모가 침묵 속에 살아가더라도 자식의 마음이 저절로 정화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침묵은 다함이 없는 언어이다. 소리내서 하는 언어는 침묵의 언어를 방해할 뿐이다. 침묵 속에서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둘러싼 것들과 조금 더 내밀한 접촉을 가질 수 있다.

침묵으로 나타난 진리라는 말처럼, 진리는 침묵을 통해서만 온전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침묵이야말로 진리의 세세한 부분까지 전하는 길이며, 큰 힘을 가질 수 있다. 입을 열어 말하기 위해서는 말보다 먼저 발성기관이 필요하지만, 침묵은 생각마저도 넘어선 언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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