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가 밝혀지기 전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즉 실존하고 있었으며, 인간이란 존재는 이미존재한다는 사실이 선행되고 나서 뒤이어 자신의 결단에 따라 본질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젓가락은 뭔가 먹을 것을 집어먹는 것이 본질인 도구가 필요하다는 욕구가 먼저 있고 나서 젓가락이라는 형태의 실존적인 도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즉 집어먹는 본질이 젓가락이라는 실존의 물체를 만들게 한다. 본질이 실존에 앞선다는 말이다.
그런데 인간은 인간으로서 먼저 태어나 실존하면서 그 후에 본질적으로 누가 되는가가 결정된다. 그리고 이 본질 부분은 젓가락을 만들듯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는 스스로 씨를 뿌리면서 어떤 씨를 뿌리는가에 따라 어떤 열매가 열릴까가 결정된다. 즉 미래에 되고 싶은 자신의 씨를 지금부터 심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가장 처음에 뿌리는 씨가 바로 말이다. 말로 자기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어릴 때는 되고 싶은 사람이 구체적으로 있을 수도 있고. 애초부터 되고 싶는 나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이 없다. 어떤 자신이 되고 싶은지는 처음에 마음 가는대로 자유롭게 지어내도 괜찮기 때문이다.
나를 만드는 것은 어릴 적 나의 창작에 의해 시작된다.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 맞는 말과 행동과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즉 말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면 실제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뭔지 보이게 된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평가란에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설득한다."거나 "스스로 자신감이 강하고 행동한다."거나 "친구들의 신뢰를 받는다."는 존재감을 가지고 행동하여 소기의 성과를 얻는 한 사람으로 표현된다.
철학이 바로 세상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학문이다. 세상이 무엇이고, 행복은 인간에게 어떤 것이며, 삶이란 무엇이며, 인간의 의무는 어떤 것인가하는 것들이 주제가 된다. 즉 정답이 없는 질문을 계속하는 것이 철학이다.
아이들이 크면서 사춘기 전에 세상과 자신과 삶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하는 질문에 짜증을 내는 이유가 바로 그런 답이 없는 철학적 삶에 대한 질문들이라 단정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 앞에 있는 인간형을 향해 자신을 앞으로 내던지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향해 스스로를 내던져야 할 의무가 있으며, 아이들은 매 순간 어떤 자신으로 살는 것이 좋은지, 매 순간 생각나는 말로 자신을 만들어 가기 위해 궁금한 것을 가장 믿을 수 있는 부모들에게 묻는 것이다.
다른 말로 말하면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설정하는 과정이다. 그러니 짜증내지 말고 자녀들의 미래 인간형에 대해 함께 궁금해하면서 적절한 답을 해주어야 할 의무가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