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23-1] 사리자(舍利子): 나의 진성 자리는 공도 아니고 색도 아니다
몸이 주재하는 참 주인 자리는 바로 눈 앞에 있어도 알지 못하고, 불로 탸우거나 물로 적시지도 못하고, 총알이 상하게 하거나 칼로 쪼개지도 못한다. 바람이 흔들거나 태양이 그을리지도 못하며, 비로 적실 수도, 그림으로 묘사할 수도 없다. 독약으로 해치거나 독충이 물지도 못한다.
다만 걷고 치고달린다고 길에서 어긋나 버려 생사고해에서 헤매는 현실의 괴로운 세계에서 번뇌와 고통이 없는 열반의 극락세계로 건너가기 위한 올바른 수행방법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푸른 잎과 풀이 돋아나는것이 자연스러운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자연스러운 것은 계절의 변화처럼 스스로 완벽하게 잘 이루어지는 것이다. 캄캄할 때 도깨비나 귀신이 나오지 밝은 대낮에는 나타나지 못하듯이, 우리 마음에도 일에 모든 것을 비추어보는 신령스러운 사리자가 다 갖추어져 있어서 어떤 것도 발붙이지 못한다.
우리 삶은 항상 우리 앞에 당면하여 있으면서 찰나 찰나에 자신이 언제나 쓰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바로 그 신령스러운 나의 참 주인 자리인 진성이다. 앞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 뒤로 물러남고 같지 못하며, 끈으로 잡아맨 것은 자연스런 것만큼 같지 않다. 그렇지 않는가?
내 방 주인과 동거하며 함께 머물러도 자취를 알지 못하고, 만약 한 걸음만 물러나 머리를 돌려 바라보면 가지가지 모든 것을 다 만날 수 있다. 이 엄청난 깨달음의 지혜의 힘은 물이나 불로도 침범하지 못하고, 또한 그 자리를 인위적으로 잡아맬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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