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날 산업화되면서 도시화된 사회에서 예전의 우리 조상들과는 180도 다른 하루의 삶을 살아간다. 도시화되기 이전부터 지역에 살았던 이름 모를 가난했던 사람들의 삶의 발자취도 간혹 발견되어 거리 이름 등으로 추모되고는 있다.
조상들에게 그 시절의 삶은 만족스러운 것이었을 수도, 힘에 겨운 일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분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계속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평범한 서민으로 일생을 보냈지만, 전혀 부족하지 않았을 그들의 삶을 영원히 추억한다.
농사일이나 대장장이 같은 가공업으로 일생을 보냈겠지만 부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양반들과 비교하며 하찮은 것으로 여겼다면 우리 사회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조상님들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행해지는 대신 만족을 택했다.
인생살이에서 무엇을 이룬다는 것은 하찮아 보이는 자신의 일상을 평생 반복하는 삶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작아 보이는 삶에 인생의 비결이 있는지도 모른다. 농사나 가공업으로 평생을 산 조상님들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족보는 하나 남겼다.
우리는 늘 크고 대단한 일만 하고 싶어한다. 자신의 이름 앞에 큼지막한 호칭 하나를 붙이면 스스로의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나는 과연 내 이름이 새겨진 산책로 하나라도 가질 수 있을까. 갈수록 머리는 하얘지고, 가슴은 늘어나고 허리는 오그라들어 구부정해진다.
나이 먹는 것이 어떤 것인지 거리에서 스치는 사람들 모습에서 소름 끼칠 만큼 사실적으로 보게 된다. 아름다운 젊음의 시절이 과 사랑한 연인도 있었으며, 갓 태어난 날 부모의 가슴에 안겨 축복을 받은 적도 있었겠지만 이제 나는 늙어 버렸다.
인생살이에서 전혀 변하지 않을 진리는 이렇게 우리 모두는 누구나 예외 없이 늙어간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늘 같은 같은 존재였다. 멋지고 젊었던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
나는 언제나 같은 사람이고, 늙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워야 할 나이 듦이 비일상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이유는 내가 그런 변화에 무의식적으로 저항하며 시선을 거두어 버렸기 때문이다. 마치 평생 젊을 것처럼 살아온 것이다.
늙어감은 비극적인 변화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사실적 진리를 인정하기를 지금까지 계속 미루어왔다. 미룬다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일종의 두려움이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많지 않다. 부처님 말씀이 그렇다.
고통과 상실이 내가 매 순간 들이켜고 내쉬는 호흠만큼이나 삶의 일부임을 알고 있었어도 당장 고통스러운 것을 외면하고, 평생을 피하려고만 했다. 우리 삶의 어떤 부담도 지지않고, 관계도 만들지 않고 바람처럼 살고자 하지만 그런 삶은 이 세상에 없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