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제(諦)는 진리를 의미한다. 진제(眞諦)는 분별이 끊어진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 파악된 진리로, 직관으로 체득한 진리를 말하고, 속제(俗諦)는 분별과 차별로써 인식한 진리로 허망한 분별을 일으키는 인식 작용으로 알게 된 진리를 말한다.
속제는 다시 말해 대상을 분별하여 언어로 표현한 진리로 세속의 중생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진리를 말한다. 우리가 인권을 주장하는 나 자신의 인격체도 사실은 오온으로 구성된 개념적으로 허구의 복합체로 실재하지 않는다.
자전거나 자동차 등이 단지 다양한 부품으로 이루어진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허구에 불과한 개념적 복합체일 뿐이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하나의 현실적 존재라고 믿으며 살면 우리 일상이 더 성공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부품들의 임시적 조립체인 개념적 존재로 진짜로 보일 뿐 분해하면 본질적으로 없어지는 일시적 허구의 존재이지만, 임시적으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존재를 인정해주는 방편으로 현실적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불교적 깨달음인 열반도 그렇다는 의미다. 현질적으로는 구체적인 어떤 깨달음의 상태라는 실체가 없지만, 일시적으로 수행을 통해 나 자신의 본질인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그런 깨달음의 순간을 깨달음이라는 방편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의미다.
부품들의 종합일 뿐인 허구적 자전거나 자동차의 모양과 기능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보이고 사용가능한 하나의 현실적 기능으로 깨달음도 그렇게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논리적 방편으로 진속이제의 진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런 방편을 통해서 이 세상 무궁무진한 복합체들이 우리의 상식 그대로, 즉 속제로서 그 존재를 인정받게 된다. 인격체로서 나 또한 색수상행식의 오온의 여러 부분들이 모여 이루어진 복합체로 전체적으로 보면 허구이지만,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불가결하다.
우리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지칭하고, 이야기하기 위해 그를 구성하고 있는 물리적, 심리적 부분 요소들과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모두 나열한다고 해서 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는 속제로서 현실로 존재하고 있다.
이런 실용적인 속제의 입장은 거의 모든 경우에 우리 삶을 더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진제의 입장에서는 어느 인격체도 복함체로서의 자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실제 우리가 보는 인격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에 다양한 인종과 개인적 인격체로서의 인간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진제의 관점에서 진정한 나의 존재, 즉 나를 나이게끔 해주는 어떤 불변의 자성을 가진 실체로서 참나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격체로서 나의 존제는 속제로서 십분 받아들여진다. 참나는 없지만 오온의 복합체로서의 나의 형상은 있다는 말이다. 참나의 존재를 부정한다고 해서 인격체로서 나의 존재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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