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침묵 속 대화를 통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조용한 아침이나 저녁에 주자들과 함께 한강가를 달리다 보면 침묵 속에서도 서로 우리의 삶의 본질에 대한 공통된 느낌이나 이해를 함께 공유할 수 있고, 바깥 세상과의 연결이 끊어지고, 그렇게 인연이 끊어지면 집착이나 마음의 습관 같은 경향성도 함께 소멸하게 된다.
마음에 어떤 것에 대한 집착이 끊어지면 달리기 자체도 없어지고, 함께 가는 서로의 관계를 통헤 가슴에서 불이 일어나듯 뭔가 깨달음 속으로 들어가 선명한 자기 탐구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가 서로 함께 될 때 모든 세속의 조건이나 규율이 무너짐을 경험하게 된다.
아니 어떤 조건이나 규율도 소용이 없어진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부채질이 무슨 필요가 있을 것인가! 더위는 시원한 달이 없애주고, 다소간의 부족한 부분은 꿈을 이루어주는 몸이 없애주며, 실수는 한강이 씻어준다.
시멘트 벽체와 돌, 벽돌,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으로 다져 포장된 깨끗한 길에서는 모든 먼지들이 정화되고, 이 길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날들을 보낸 후에라야 진정한 마음의 정결함을 얻게 된다.
일상의 삶에서 묵묵히 나의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가 가족이나 주위 지인들에게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알리는 것이며, 그것은 말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실제 행동으로만 가장 참되게 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인성 발전 강좌에 가서 한 시간 내내 가르침이나 배움을 듣고 보고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만한 감명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보다 잠시라도 함께 침묵 속에서 달리며 삶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변해서 돌아가는 사람은 비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효과도 없이 큰 소리로 법을 전하는 것과 말없이 내면의 힘을 전하는 것 중에서 어느 편이 더 나은 방법이 될 것인가? 말이란 처음에는 추상적인 앎이 있으며, 거기에서 자아가 일어나고, 자아가 생각을 일으키고, 그런 생각이 말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말이란 그 시작이 너무나 먼 곳에서 온다. 아이들이 부모가 말을 하지 않더라도 평소 하는 행동을 보고 깨닫고 배우고 효과적으로 몸에 체화하는, 바로 그런 무언의 침묵 속 가르침이 깨달음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부모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정신적 영향력을 지닌 파동을 발산하여 자녀들을 끌어당긴다.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그런 일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예들이 알려지고 있다.
유명한 스승들에게 수많은 좋은 말을 들었지만, 삶이나 인생이란 주제에 대해 실마리조차 잡지 못했던 사람들도 깨달은 사람의 말 한 마디 없더라도 침묵 속 함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훨씬 더 많은 진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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