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27-1] 부증불감(不增不減) : 늘어난 것도 아니며 줄어든 것도 아니다 : 내가 없어지면 내 것도 없다
나를 끌고 다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석양의 빛나는 햇빛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온 하루 낮의 모습들이 모두 공한 것이다. 열심히 햇빛을 받은 곳이나 어두운 그늘 속에서 지난 것들이나 모두 자신의 수준에서 자신의 살아야 할 삶을 열심히 살았을 뿐이다.
석양의 해가 지난 낮을 반추해보면 범부와 성인의 차이가 없으며, 선과 악의 차별도 없으며, 일체가 더할 것도 덜한 것도 없다. 때가 있는 것도, 깨끗한 것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맑은 하늘에 밝은 해와 달이 떠서 만물을 평등하게 비추는 것과 똑같이 조금도 차별이 없다.
‘내 것’이라는 소유도 부증불감의 세계에서, 공의 측면에서 보면 증감이 있을 수 없다. 좀 더 넓게 보아 내 것이 사라진다는 것은 다른 이의 것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내가 돈 만원을 가지고 있을 때, 오천원을 배우자에게 준다면 내 돈은 줄어들었지만,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돈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 전체로 본다면 부증불감인 것이다. 여기에서도 나와 배우자를 가르는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증감이 있게 마련이며, 배우자에게 오천 원을 주었을 때 괴로울 수 있다. 만약 배우자와 나를 가르는 마음이 없이 둘은 하나라는 생각이면, 부증불감이라 할 수 있다.
내 것이 없어져도 괴로울 것이 없다. 내 것이 곧 배우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봄바람이 오면 온 세상이 그대로 꽃이 피고 모든 풀과 잎이 푸르러 하나같이 똑같은 봄이 되는 이치다. 내가 없으면 내 것이 없어지고, 소유 관념이 사라지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내 것’이 되는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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