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26] 불구부정(不垢不淨):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 : 부처의 마음자리는 분별이나 차별을 초월해 있다
모든 존재와 현상은 인연에 따라 생겨났다가 소멸하는 것으로 '이것이다'라고 지칭할 객관적이고 고정된 영구불멸하는 실체가 없는(空) 것이므로 현실에서 더럽다거나 깨끗하다 것처럼 서로 비교하고 차별된 모습은 실체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본래 스스로 구족하고 있는 청정한 존재로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고 흔적도 없다. 물듦도 없고 더러움도 없고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으며 모나지도 않고 둥글지도 않다. 무너뜨릴 수도 없고 태울 수도 없음이 마치 허공과 같고, 연꽃이 물에 젖지 않음과 같다.
더럽지도 않고 또한 정결하지도 않으며, 무량한 겁동안 언제나 한결 같으니 마치 물 속에 비친 달과 같다는 의미다.마치 연꽃이 연못의 흙탕물 속에서 자라지만 티끌에 젖지 않으며, 몸을 나누어 천 개의 강물에 나투나 천 개의 달은 하늘에 떠 있는 하나의 진짜 달과 같다.
우리 인간의 성품의 본래 자리는 텅 비어 아무것도 없는 경지로 중생(垢ㆍ染)과 불보살(淨)의 차별이 없다. 부처의 마음을 청정무구(淸淨無垢)로 표현하고, 본래의 마음은 청정하다(심성본정心性本淨)고 하는 것은 근본 또는 최고의 경지에 대한 인도 고유의 관습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곧 마음 그 자체는 본래 있는 그대로의 불구부정의 상태지만 객(客)인 번뇌로 인하여 더러워질 수도 있고 그 번뇌가 사라진 것을 보고 깨끗해졌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며, 사물ㆍ존재ㆍ현상도 마찬가지이다. 범부의 마음에 미혹이 일면 더러우나 깨달음을 얻으면 깨끗한 것이지만, 부처의 마음자리는 더럽다 깨끗하다 하는 분별이나 차별을 초월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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