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생각은 이러저러하다'라고 정리할 때가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생각이 매우 견고한 실체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 생각들에 집착하거나 그런 생각들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내가 그런 나의 생각들에게 나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나의 생각을 견고한 실체라고 더 강하게 믿을수록 나는 그 생각들에게 더 많은 힘을 주게 된다. 하지만 생각을 바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오가는 것으로 바라보자.
마음 속을 통과하는 생각은 숲을 지나는 바람처럼 바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나의 생각들도 가볌게 어떤 집착도 없이 형태와 소리와 감각으로 부드럽게 나를 스치며 주의를 끈 후에는 그냥 소리없이 지나가는 것이다.
어떤 생각이든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며, 그 사이 작은 틈이 바로 내가 주의를 주는 순간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차음에는 이번 생각과 다음 생각 사이의 틈이 그다지 길지 않아 보이지만, 생각을 바라보고 관찰하기 시작하면 달라진다.
내가 주의를 주는 만큼 그 간격이 점점 길어지고 마음은 대상 없는 주시 상태에서 한결 평화롭고 열린 상태로 휴식하게 된다. 그런 상태가 바로 명상이다. 생각을 관찰하는 이 단순한 훈련은 마치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
화면이나 스크린에 많은 일들이 진행되지만, 그런 영화나 텔레비전의 화면에는 내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나 자신과 내가 보고 있는 것 사이에 작은 공간이 존재하고, 생각을 관찰하는 동안 나와 생각 사이에 일종의 작은 공간을 실제로 경험하게 된다.
내가 이 공간을 실제로 만든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곳에 있었던 공간이지만, 지금까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다. 단지 지금은 그것을 알아차리도록 나 스스로에게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어떤 경험이든 모두가 좋으며 더 다양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명상 속에서 무엇을 경험하거나 알아차리거나 그냥 바라보기만 하거나 모든 것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 무엇이든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자각만 놓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가 수행이다. 이것이 이해를 경험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생각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행위가 명상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바뀌는 유일한 지점이 나의 생각을 지배하거나 바꾸려고 시도할 때이다. 하지만 생각을 지배하려는 나 자신의 시도를 자각한다면 그것 역시 명상이다.
내가 함께 일하고 있는 것은 나의 마음이며, 누구도 나를 판단할 수 없고 누구도 나의 경험을 통해 나를 평가할 수 없다. 명상은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이며, 아무리 가까운 두 사람의 경험도 같을 수는 없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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